경제·금융

‘말련 경제의 아버지’ 마하티르 총리/막다른 골목에 몰렸다

◎주가·통화급락 따라 내외 비판소리 고조/외국인투자가 썰물/회생방안 둘러 싸고 각료와 불협화음도『도대체 마하티르 총리가 말레이시아 경제를 어디로 이끌 작정인가』 최근 주가와 통화급락으로 금융위기에 몰린 말레이시아에서 「말레이시아 경제의 아버지」로 불리는 모하메드 마하티르 총리(71)의 경제정책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주로 외국 투자가들에게서 쏟아지고있는 이같은 비판은 최근 마하티르 총리가 자신들에게 보인 모독적인 행동과 무관치않아 보이지만 이들이 말레이시아를 등지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예사롭지 않다. 마하티르는 지난 수주동안 외국자본의 움직임에 매우 예민한 반응을 보였다.그는 외환거래상들을 신흥공업국을 멸망시키려는 「국제적인 범죄자집단」으로 규정하는가 하면, 조지 소로스를 「돈이 많은 바보」라는 묘사하는 독설을 서슴지 않았다. 그는 특히 매들린 올브라이트 미국무장관과의 회견에서는 조지 소로스같은 「알량거리는」미국인들이 동남아국가들에 대해 방해음모를 꾸미고 있다고 말해 올브라이트 장관을 격노케 했다. 마하티르 총리의 이같은 「반서구적인 발언」은 그의 단골 메뉴랄 수 있다. 그의 저술, 연설등에서 그는 일관되게 『개발도상국은 세계 무역질서를 만들어 착취하는 부유국에 맞서 싸워야 한다』고 주장해왔으며 최근 언행도 이런 시각에서 크게 벗어나 보이지 않는다. 식민지배의 새로운 형태로 세계화의 위험을 경고하면서도 외국자본 유치에 골몰해 왔지만 최근에는 외국투자자들을 못마땅하게 보는 듯한 태도를 취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 외국인투자가들이 좋아할리 없다. 말레이시아 금융당국이 정부보유 기금을 증시에 투입하고 중앙은행이 시장에 개입했지만 콸라룸푸르증시의 주가는 두달새 26%나 하락했고 링기트화도 24년만의 최저치로 곤두박질했다. 외국인투자가들이 전혀 협조를 하지않기 때문이다. 그에 대한 또다른 비난은 말레이시아가 금융위기로 인해 경제가 가라앉고 있는데도 대형 프로젝트를 방만하게 추진하고 있는 점을 겨냥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말레이시아는 경제의 안정도를 높이기 위해 긴축을 해야 될 상황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하지만 마하티르는 오는 2020년까지 말레이시아를 선진경제대국으로 만들겠다는 목표아래 긴축정책 대신, 수라와크주의 수력발전 댐, 멀티미디어 단지건설 프로젝트인 「슈퍼 코리도」, 고속도로 건설 등을 강행하고 있다. 이때문에 외채가 30%이상 늘어나고 부동산가격도 25% 급등하는 등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 또 연간 8%의 성장을 지속하기 위해 링기트화 하락에도 불구, 금리인상을 단행하지 않아 링기트화 폭락을 방관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에 따라 마하티르 정부내에서 마하티르 총리와 그의 후계자인 안와르 이브라힘 부총리겸 재무장관(49)이 최근 일련의 경제 안정화정책을 놓고 내홍을 겪고 있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 안와르 부총리의 경우 긴축정책을 위해 몇몇 대형 프로젝트는 연기되어야 한다고 발언, 마하티르를 격노케 했으며 조만간 안와르 부총리가 사임할 지 모른다는 것이다. 16년이라는 장기집권을 통해 말레이시아를 경제우등생으로 끌어올리고 어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보다도 경제운용에 정통하다는 평을 받아온 마하티르 총리가 집권후 최대의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지 주목된다.<문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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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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