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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의 살아있는 전설' 전설이 되다

'가치투자자' 존 템플턴 경 별세


‘월가의 신화’로 평가받아온 가치 투자가 존 템플턴(사진) 경이 8일(현지시간) 폐렴으로 사망했다. 향년 95세. 9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은 가치 투자자이자 해외 펀드 투자 개척자인 존 템플턴 경이 카리브해 바하마의 수도 나소의 한 병원에서 숨을 거뒀다고 전했다. 템플턴은 2차 세계대전이 발발한 1939년 1만 달러를 빌려 주식 투자를 시작해 주당 1달러 미만으로 폭락한 104개 종목을 대거 매입 4배가 넘는 수익을 거두며 ‘월가의 살아있는 전설’로 떠올랐다. 템플턴의 투자 원칙은 매우 간단하지만 쉽지만은 않다. 시장 심리에 현혹되지 말고 저평가된 종목과 나라에 투자하라는 것이다. 그는 이 같은 방식으로 전 세계 뮤추얼펀드에 투자, 억만장자가 됐다. 템플턴이 1954년 설립한 템플턴 그로스 펀드는 연평균 13.5%의 수익률을 올리며 지금까지 세계에서 최장 기간에 걸쳐 가장 뛰어난 성적을 올린 펀드로 손꼽히고 있다. 펀드설정 초기 1만 달러를 투자했다면 올 3월말 현재 순자산은 850만 달러로 불어나 있을 정도다. 우리 나라가 외환 위기에 휩싸였을 당시에도 그는 한국 시장에 대한 본격적인 투자를 시작, 큰 수익을 올린 바 있다. 1912년 미국 테네시주 윈체스터에서 태어난 템플턴은 1934년 예일대를 수석 졸업하고 옥스퍼드 법대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지난 1972년 템플턴은 ‘성공적인 투자는 인류에게 정신적 번영도 안겨야 한다’며 종교와 봉사활동 부문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템플턴 상’을 제정하기도 했다. 이 같은 사회 봉사활동으로 템플턴은 월가에서는 보기 드물게 ‘영혼이 있는 투자자’로 추앙 받아왔다. 1987년 영국 여왕은 그에게 기사 작위를 수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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