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천하절경 사이사이 애달픈 ‘단종의 恨’

山水의 축복 영월 <br>골짜기 휘돌며 굽이치는 강줄기<br>곳곳엔 기암괴석…울창한 송림…<br> 한반도 형상 산천조화에 탄성 절로


수라리재

선돌 전망대

천하절경 사이사이 애달픈 ‘단종의 恨’ 山水의 축복 영월 골짜기 휘돌며 굽이치는 강줄기곳곳엔 기암괴석…울창한 송림… 한반도 형상 산천조화에 탄성 절로 영월=글ㆍ사진 홍병문 기자 hbm@sed.co.kr 수라리재 선돌 전망대 관련기사 • [여행 메모] 영월 허리띠를 일단 동여 매라. 영월의 심산유곡 절경과 역사를 하루에 모두 훑어 보기엔 숨이 가쁘다. 강원도 온갖 골짜기 물이 흘러 들어 큰 강줄기를 이루는 영월은 산수의 축복을 고스란히 안고 있다. 검룡소에서 발원한 동강 물줄기와 치악산 등지에서 흘러내린 서강은 영월에서 한데 섞여 남한강을 이룬다. 골짜기를 휘돌며 굽이치는 강줄기는 곳곳에 기암 절벽을 토해내 관광객의 얼을 뺀다. 사방 사위 어느 곳으로 눈을 돌려도 입을 다물 수 없는 풍경을 가진 영월은 도무지 하루에 모든 것을 드러내려 하지 않는다 # 먼저 영월 절경의 첫 관문인 선암마을을 들러 보자. 중앙고속도로를 타고 제천IC에서 빠져 나와 38번 국도를 타고 영월읍으로 들어서는 길목이다. 봉평에서 시작된 평창강은 영월 서쪽에서 흘러 드는 주천강을 만나 서강을 이루기 직전에 낚시 바늘처럼 휘돌아 치며 묘한 형상을 만들었다. 영락없이 한반도 모습이다. 동해안 쪽은 높이가 만만치 않은 절벽이다. 서강으로 빠지는 서해안쪽은 서해 갯벌인양 모래를 뿌려 놓았다. 남해안쪽 전망대에서 한반도 지형을 바라보니 신묘한 풍경을 뽑아낸 산천 조화에 경외심이 밀려든다. # 선암마을에서 멀지 않은 곳엔 서강 최고 절경으로 꼽히는 선돌을 만날 수 있다. 38번국도를 따라 가다 영월읍을 5Km 정도 남겨놓은 소나기재 정상 부근이다. 높이가 100m는 족히 돼 보이는 거대한 바위덩이를 마치 옥황상제가 큰 칼로 뚝 베어 놓은 듯 두 봉우리가 솟아올랐다. 언뜻 보기에는 두개의 거대한 바위 같지만 사실은 단단함 암석이 윗부분에서 두 갈래로 갈라졌을 뿐이다. 벌려진 바위 사이로 유유히 흐르는 서강 강물이 석양에 붉게 물들면 더없이 아름답다. # 영월은 단종의 한(恨)이 서려있는 고장이다. 12살 어린 나이에 왕위에 올랐지만 숙부인 세조에게 왕위를 빼앗긴 뒤 유배돼 사약을 받은 곳이다. 선돌의 비경에 흥분된 숨을 몰아 쉬며 영월읍 쪽으로 차 머리를 돌리면 단종의 무덤인 장릉(莊陵)에 도착한다. 조선 6대 임금인 단종은 숙부 수양대군에 의해 1457년 봄 영월 청령포에 유배된 뒤 결국 그 해 10월 사약을 받았다. 청령포는 삼면이 서강으로 둘러 싸여 있고 뒤로는 험한 산줄기와 절벽이다. 외딴 섬처럼 고립돼 있는데다 강물 수온이 낮아 어지간한 장정이라 해도 헤엄쳐 빠져 나오기 쉽지 않다. 지금은 황포돛을 단 동력선이 관광객을 실어 나른다. 청령포 안 숲속에는 단종 어가와 단종이 쌓았다는 돌탑, 단종의 애타는 유배 생활을 지켜보고 들었다는 관음송(觀音松)이 기다리고 있다. # 영월읍을 가로질러 북동쪽으로 돌아 나가면 동강의 절경이 펼쳐진다. 기암 괴석과 울창한 송림을 자랑하는 어라연계곡의 래프팅은 동강 여행 백미로 꼽힌다. 호젓한 계곡의 풍류를 즐기려 한다면 남동쪽 31번 국도를 타보자. 굽이굽이 언덕길 수라리재를 지나 칠랑이 계곡과 김삿갓 유적지에서 물장구를 칠 수 있다. ‘칠구렁이’가 지나간 것처럼 구불구불하다고 해 붙여진 이름이 ‘칠랑이’로 변했다. 김삿갓 계곡은 김삿갓이 생전에 무릉계라고 칭했을 만큼 빼어난 경치를 자랑한다. 김삿갓 계곡 입구에서 김삿갓 무덤까지 6Km에 이르는 계곡길 곳곳에 세워진 시비가 재미를 더해준다. 전남 화순 땅에서 죽은 김삿갓을 둘째 아들이 옮겨왔다고 전해지는 김삿갓의 묘가 1982년 이곳에서 발견된 후 관광지로 자리잡았다. # 숨차게 달려온 영월 여정은 봉래산 정상에 있는 별마로 천문대에서 막을 내린다. 산을 휘돌며 아슬아슬 곡예운전을 하면 799m 정상에 도착한다. 오후 6시부터는 800mm 반사망원경으로 우주의 모습을 관찰할 수 있고 직접 천체사진을 촬영할 수도 있다. 별마로 천문대에서 내려 보는 영월 야경은 부족함 없는 여행의 대미를 장식한다. 입력시간 : 2005/06/23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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