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은 ‘바나나 전성시대’. 겨울을 갓 지난 국내에서는 봄철에 생산되는 과일이 거의 없다. 그나마 시중에서 판매되는 과일들은 하우스에서 길러낸 상품들이어서 가격이 비싸다. 따라서 봄철에는 1년 365일 내내 일정한 기후에서 생산되는 열대 과일들이 할인점이나 시장의 과일가게를 점령한다.. 다양한 열대과일 중 가장 손쉽게 즐길 수 있는 상품은 바로 바나나. 바나나는 수입이 금지됐던 91년 이전까지만 해도 값이 비싸 서민들은 좀처럼 사먹기 힘든 ‘고급과일’이었다. 하지만 시장이 개방된 이후 델몬트, 돌, 스미후르 같은 다국적 바나나 생산ㆍ유통기업들이 국내시장에 진출하면서 바나나는 가장 서민적인 과일의 하나로 자리잡았다. 과일이 귀한 봄철. 열대과일의 대표주자 바나나의 매력에 빠져보자. ◇‘몸에 좋은’ 바나나= 바나나는 다름 식품에 비해 칼륨을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다. 중간 크기의 바나나 1개에는 사과의 3배, 우유 1컵의 2배에 달하는 칼륨이 들어있다. 칼륨은 고혈압의 원인 중 하나인 나트륨의 체외 배출을 도와 혈중 나트륨 농도를 낮춰 고혈압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어 봄철 어르신들에게 적합한 과일이다. 봄철에 창궐하는 비염, 결막염 등 알레르기성 질병에 대한 면역력도 강화해 준다. 면역력을 높이는 백혈구 형성에 필요한 비타민 B6가 100g당 0.32mg으로 다른 과일보다 월등히 많기 때문. 실제 한림대학교 식품영양학과 강일준 교수팀이 하루에 2~3개씩 5일간 바나나를 섭취한 25~30세 여성 30명을 조사한 결과 70%가 면역력을 강화시키는 백혈구의 구성 성분인 단구의 수가 증가하는 결과를 얻기도 했다. 바나나는 다이어트와 변기개선에도 효과적이다. 포만감을 유도하는 식이섬유질이 풍부해 체중감량에 도움을 주면서도, 체지방을 감소시키고 변비개선에도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바나나도 프리미엄 시대= 바나나가 대중화 되면서 바나나 생산ㆍ유통기업들은 브랜드화 한 프리미엄 바나나를 잇달아 내놓고 있다. 국내 프리미엄 바나나시장은 약 1,000억원 정도로 전체 바나나시장의 30%가량을 차지하고 있으며, 매년 성장하는 추세다. 보통 일반 바나나는 평지~해발 200m 이하, 고원지 바나나는 해발 500m 내외, 고산지 바나나는 해발 700~1,100m의 산지에서 생산된다. 생산지의 고도가 높을수록 맛이 좋아 높은 지대에서 생산될수록 품질이 좋다. 생산지 고도가 높을수록 수분은 적고, 일조량은 높아 바나나의 당도가 높아지기 때문. 하지만 고원지는 배수가 힘들 뿐만 아니라 바나나 농장을 개간하는 데도 많은 비용이 필요하다. 따라서 가격도 일반 바나나보다 1.5배가량 비싸다. 돌과 델몬트는 이미 프리미엄 바나나를 출시해 소비자를 유혹하고 있다. 돌은 지난 2002년 해발 700m 고산지대에서 재배해 당도가 일반 바나나 보다 30%이상 높은 프리미엄 바나나 ‘스위티오’를 출시해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델몬트도 이에 맞서 최근 ‘허니’란 브랜드의 프리미엄 바나나로 시장공략에 나서고 있다. 여기에 일본 스미토모 기업이 운영하는 과일유통자회사 스미후루는 다음 달 ‘자연왕국 스위트마운틴’이라는 고원지 바나나를 출시해 정면승부를 건다. 스위트마운틴은 해발 600m의 고원에서 재배되는 바나나로 맛은 700m에서 재배되는 프리미엄 고산 바나나와 비슷하지만 가격은 일반 바나나급으로 저렴하다. 박대성 스미후루코리아 부장은 “2년 전에 스위트마운틴이 출시된 일본의 경우 프리미엄 시장이 재편될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며 “가격은 일반 바나나와 똑같으면서도 맛은 차별화 됐기 때문에 국내 소비자들에게도 사랑 받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