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지방이전은 참여정부의 핵심 정책중 하나다.
수도권 과밀과 일극(一極) 중심의 국토구조 문제를 해소하고 자립형 지방화를실현한다는 목표 아래 경기도 등 수도권 지자체와 해당 공기업 직원들의 반발, 야당의 논의 불참이라는 진통에도 불구, 정부가 2년반만에 겨룬 결실이다.
하지만 수도권과 충남을 제외한 12개 자치단체에 `강제할당식'으로 쪼개서 나눠준 데다 기반시설도 부족하고 연고도 없는 곳에 직원들을 밀어내듯 내려보내는 식이어서 향후 이를 둘러싼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추진배경 = 지난 40년간 우리나라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불균형발전 전략을통해 빠르고 압축적인 산업화에 성공했지만 이로 인해 수도권을 심각한 과밀의 문제에서, 지방은 저발전의 악순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게 정부측 설명이다.
실제 수도권과 지방의 인구비중은 49년 20.7%대 79.3%로 격차를 보였으나 산업화과정에서 수도권에 인구가 몰리면서 점차 차이가 좁혀져 80년 35.5%대 64.5%, 2004년 47.9%대 50.2%로 비슷해졌다.
또 수도권정비계획법, 공장총량제 등 그간 정부의 숱한 수도권 규제정책에도 불구, 100대 기업의 본사 91%, 벤처기업 70%, 제조업체 57%, 공공기관 85%가 수도권에집중, 지방과 경제력의 차이는 더욱 벌어졌다.
선진국인 일본의 수도권 인구비중이 2000년 기준 32.5%, 프랑스 18.7%, 영국 12.2%와 비교해도 우리의 수도권 집중은 도가 지나치다는 평가다.
이를 방치할 경우 수도권과 지방, 지역과 지역간 갈등은 심화돼 국민통합이 어려워지고 국토이용의 효율성 저하로 국가경쟁력이 더욱 약화될 수밖에 없는 만큼 공공기관의 강제 이전을 통해서라도 지방을 활성화시켜야 한다는 게 정부의 논리다.
◆의미 = 공공기관 지방이전은 정부가 그동안 추진해온 소극적 지방육성 정책에서 벗어났다는데 의미를 찾을 수 있다.
그동안 정부는 한쪽에서 수도권을 규제한다면서도 교육, 기반시설, 편의시설 등을 서울 주변에 확충, 지방의 인구와 자원이 지속적으로 유출되는 병폐를 막지 못한게 사실이다.
이로써 지방은 스스로 일어설 수 있는 자립 역량이 소진됐고 점차 낙후됐다.
참여정부는 국가재도약을 위해 이같은 정책의 한계를 극복하고 지방이 혁신을통해 지역발전을 도모하는 자립형 지방화를 실현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 왔고 그중 하나가 공공기관의 지방이전이었다.
공공기관의 기능적 특성과 지역전략산업 및 혁신클러스터를 연계시켜 지역발전의 토대를 구축하고 혁신도시와 연계, 지역특성화발전을 촉진함으로써 지방의 경쟁력과 활력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이를 위해 전국 410개 공공기관중 수도권에 있는 346개 가운데 이전효과가 적은 기관, 민간성격이 강한 기관, 수도권 입지의 상징성이 큰 기관을 제외한 176개를 선정, 지역별 배치안을 마련했다.
◆기대효과 = 공기업의 지방이전은 지방세 수입증가로 이어져 지방재정 확충에적잖은 기여를 할 것으로 보인다.
176개 이전대상 공공기관의 최근 3년간 지방세 납부액은 모두 2천268억원으로연평균 756억원에 이른다. 예산규모도 139조7천921억원으로 정부예산(134조원) 보다많다.
고용증가 및 부가가치 유발효과도 크다. 지난해 국토연구원 연구결과에 따르면180개 기관(3만2천명)이 이전할 경우 지방에는 13만3천개의 일자리와 연간 9조3천억원의 생산유발효과, 4조원의 부가가치 유발효과가 있다.
만성적인 취업난을 겪고 있는 지방대학과 고교 졸업생의 고용기회도 크게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 국가행정기관과 연계성이 높은 민간기업을 지방으로 자연스럽게 유도할 수있다.
수도권으로서는 양적팽창이 다소 억제되고 종업원(본사기준 3만2천명) 이전에따른 부동산 시장 안정, 도시과밀 문제 완화 등 긍정적인 효과도 기대된다.
(서울=연합뉴스) 유경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