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상하이자동차가 자체 브랜드의 고급승용차를 생산해 내년부터 수출하겠다고 선언한 것은 한국자동차업계에 또 하나의 강력한 경쟁자가 나타난 것을 뜻한다.
유명 해외자동차의 조립기술 수준에 머물던 중국자동차업계의 ‘독립선언’은 예상 보다 훨씬 빠른 것이다. 그것도 현대ㆍ기아자동차가 검찰의 수사로 거의 경영공백 상태에 빠진 상황에서 나왔다는 점이 더욱 충격적이다.
그 동안 중국 자동차시장은 미국ㆍ일본ㆍEU와 한국의 각축장이었다. 중국업체는 외국 자동차업체와의 합작생산을 통해 기술을 축적하는 수준이었다. 독립의 꿈은 한국의 쌍용자동차를 품에 안으면서 무르익었다. 한국이 중국의 자동차독립을 거들고 이젠 공세를 걱정해야 할 묘한 처지가 됐다. 자체 브랜드 자동차생산은 건전한 경쟁에 도움이 된다는 입장표명에서 자신감이 묻어나고 있다.
자동차가 아니더라도 중국은 농수산물ㆍ의류ㆍ자전거 및 오토바이ㆍ세탁기ㆍ와인ㆍ냉장고ㆍ에어컨에 이어 LCD TV까지 한국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자동차를 수출하게 되면 먹는 것 입을 것과 TV로 안방을 기웃거린 데 이어 본격적인 탈 것까지 한국시장을 공략하는 셈이 된다. 질이 낮다고 폄훼 할 수도 있지만 중국과 한국의 기술격차가 2~3년 밖에 되지 않아 무시할 수만도 없는 상황이다.
중국의 공세는 전분야에 걸쳐 무차별 진행되고 있다. 한국의 세계시장 1위 수출품이 1983년 12개에서 2003년 9개로 줄어든 데 비해 중국은 0개에서 116개로 급증한 사실이 이를 말해준다. 값싼 노동력의 뒷받침으로 가격경쟁력을 가진 중국제품의 부상은 한국제품의 시장점유율을 갉아먹는다는데 문제가 있다.
가격경쟁력 외에 기술까지 겸비함에 따라 그 영향은 더 커질 전망이다. 특히 한국자동차회사가 경영외적 사항으로 비틀거리고 있을 때 나온 중국자동차의 독립선언으로 우리의 주력 수출품인 자동차도 안심할 수 없게 된 셈이다. 중국이 무섭게 달려오는 상황에서 기업 할 맛 나는 풍토 조성과 함께 부단 없는 기술 및 디자인 개발로 고부가가치 제품을 만드는데 힘을 기울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