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콘텐츠가 블루오션] <1> 새로운 성장엔진이 뜬다

네트워크 다양해져 내년 국내 시장 10兆 예상<br>대기업, 우수 콘텐츠社인수·합병등 제휴 강화<br>제작·유통 통합 추세속 경쟁력 가름할 변수로



지난 3월 열린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은 대한민국을 흥분의 도가니로 몰아 넣었다. 한국 야구대표팀이 선전을 거듭하며 마침내 4강에 진출하자 전국이 축제 분위기에 휘말렸다. WBC는 정보기술(IT) 분야에서도 새로운 변화의 물꼬를 알리는 기회였다. WBC를 계기로 지상파 TV의 전성시대가 무너지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상당수 국민이 TV뿐 아니라 인터넷, 이동멀티미디어방송(DMB) 등을 통해 경기를 관전했다. 이제 재미있고 질 좋은 콘텐츠라면 굳이 TV라는 수단을 이용하지 않아도 된다. 우수한 콘텐츠는 다양한 네트워크를 통해 얼마든지 소비자를 확보할 수 있는 시대가 열리기 시작했다. 지상파 TV가 주도권을 행사하는 ‘네트워크의 시대’에서 다양한 디지털 콘텐츠의 영향력이 확대되는 시대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영상, 게임, 음악, 교육 등을 중심으로 디지털 콘텐츠 산업이 새로운 성장엔진으로 떠오르고 있다. 성장과 부가가치를 낳는 중심 축이 네트워크에서 콘텐츠로 급속히 전이되자 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도 갈수록 치열해지는 추세다. 이에 따라 통신업체뿐 아니라 다른 분야의 대기업들도 양질의 콘텐츠를 확보하기 위해 활발한 합종연횡을 펼치고 있다. 또 이 같은 흐름을 뒷받침 할 수 있도록 정부의 지원과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높다. ◇IT 컨버전스로 콘텐츠 산업 폭발=IT 발달에 힘입어 미디어 시장은 대변혁을 맞고 있다. 이제는 유선 인터넷뿐 아니라 휴대폰(모바일)으로도 각종 데이터를 주고 받는 시대다. 한 발 더 나아가 고속으로 이동중에도 자유롭게 초고속인터넷을 즐길 수 있다. 지금은 TV와 라디오뿐 아니라 인터넷포털, 이동통신, 위성 및 지상파 DMB, 휴대인터넷(와이브로) 등을 통해 필요한 정보를 확보할 수 있다. 통신과 방송이 융합되고, 유선과 무선통신이 결합되면서 다양한 정보 전달매체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따라서 이제는 ‘어떻게(네트워크)’가 아닌 ‘무엇을(콘텐츠)’ 전달하느냐가 새로운 화두이자 경쟁력을 가름하는 변수로 떠올랐다. 소비자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콘텐츠의 공급은 이를 전달할 수 있는 휴대폰, MP3플레이어, 휴대용멀티미디어플레이어(PMP) 등 각종 IT단말기 산업을 활성화시킬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낳는다. 따라서 콘텐츠를 도외시하고서는 IT산업의 지속적 발전을 보장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해 첫 선을 보인 후 모바일TV의 선두주자로 나선 위성DMB가 지상파 TV 프로그램 전송을 줄기차게 요구하는 동시에 각종 스포츠 중계권을 잇따라 확보하는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 해석될 수 있다. 신원수 SK텔레콤 콘텐츠사업 담당 상무는 “소수의 네트워크가 IT 산업에서 독점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시대는 막을 내렸다”면서 “앞으로 새로운 부가가치를 줄 수 있는 각종 콘텐츠를 누가, 얼마나 확보ㆍ유통하느냐가 경쟁력을 가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국내 시장규모 10조원 돌파=디지털 콘텐츠는 통신 및 방송 네트워크를 타고 전달되는 다양한 문화적 창작물을 일컫는다. 지난 2000년 이후 인터넷과 모바일 산업이 폭발적으로 발전하면서 콘텐츠 산업은 눈부신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휴대용 디지털 기기 확산과 함께 영화ㆍ드라마ㆍ뉴스 등 각종 동영상과 온라인게임, 디지털음악(MP3음악), 애니메이션, 전자책을 비롯한 각종 엔터테인먼트와 정보 관련 콘텐츠가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다. 콘텐츠 산업 규모는 지난해 이미 8조원을 돌파한 데 이어 내년에는 10조원을 넘어서고, 오는 2010년에는 20조원으로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콘텐츠 가운데 특히 온라인게임 시장은 이미 한국이 종주국으로서의 지위를 확고히 다져가며 지난해 이미 3조원 이상으로 성장해 콘텐츠 분야의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지난해 게임 등 디지털 콘텐츠 수출액은 5억1,000만달러로 전년에 비해 무려 23%나 성장했다. ◇불 뿜는 콘텐츠 확보 경쟁=콘텐츠 산업이 새로운 성장 산업으로 떠오르자 유무선 통신서비스 업체 등을 중심으로 인수 합병 등을 통해 콘텐츠를 확보하려는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SK텔레콤은 음악과 영상 콘텐츠 확보를 위해 YBM서울음반과 IHQ라는 제작업체를 인수했다. SK텔레콤은 앞으로 게임제작사까지 확보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KT는 영화ㆍ드라마 제작업체인 싸이더스FNH를 흡수했고, 하나로통신도 인터넷TV 사업을 겨냥해 셀런TV를 인수해 콘텐츠 확보에 나서고 있다. 또 인터넷 포털 사이트와 방송사들이 제휴를 통해 킬러콘텐츠를 공동으로 제공하는 합종연횡 바람도 거세다. 케이블TV(SO)사업자들도 대규모 자금을 투입, 콘텐츠 업체를 속속 확보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콘텐츠의 제작 및 유통이 통합되는 수직 계열화가 강화되는 추세다. 고정민 삼성경제연구소 서비스산업팀장은 “대기업들의 콘텐츠 산업진출은 자금을 바탕으로 한 고품질의 유니버설(Universal) 콘텐츠를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며 “하지만 주로 중소업체들이 창의성 높은 콘텐츠를 생산해 내는 특성을 감안할 때 대기업과 중소업체들이 ‘윈윈’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게 가장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별취재팀=정구영차장(팀장)ㆍ정승량ㆍ한영일ㆍ권경희ㆍ최광기자 gychu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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