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온실가스 감축' 기업 불만 쏟아져

"각론은 없고 총론만…뭘 어떻게 하라는 건지…"<br>기업들 "부처마다 이해관계 달라 혼란…구체 대책 내놔야"<br>정부 "다자협상 예측 힘들어…CO2 배출량 반드시 측정을"

“정부는 기업들이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뭔가 해야 한다고 얘기하는데 총론만 있고 각론은 없다. 도대체 우리보고 구체적으로 무엇을 어떻게 하라는 얘기인가.” “지난해 12월 발리 기후변화협약 회의 때는 환경부 장관이 수석대표로 왔다. 오늘 대한상의 간담회에는 산자부장관이 왔다. 또 기업들이 실제 온실가스 감축사업을 하려면 농림부ㆍ건교부와 부딪친다. 이런 것들이 너무 혼란스럽고 힘들다. ” 15일 저녁 대한상의 지속가능경영원(원장 박영우) 주최로 열린 ‘산업계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민ㆍ관 정책간담회’에서는 온실가스 감축사업과 관련한 기업들의 각종 불만이 쏟아졌다. 이날 정부 쪽에서는 이재훈 산자부 차관, 이명규 국무조정실 기후변화기획단 부단장 등이 참석했다. ◇바이오에너지 관련 기업 사장=축산분뇨, 음식 폐기물 등을 기초로 바이오에너지를 만드는 일을 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 각 부처가 가진 이해관계가 달라 힘들다. 예를 들어 축산분뇨와 관련해 농림부는 바이오에너지화보다 퇴비화를 선호하고 있다. 그래서 농림부에 관련 예산이 있지만 못 쓴다. 반면 환경부는 폐수처리에 관심이 있다. 또 각 부처는 부처마다의 소관사업에서 발생하는 CDM(UN 청정개발사업)사업의 이익을 서로 챙기려 하고 있다. 그래서 정부부처 공동사업이 안 된다. 함께 묶어 지원할 수 있는 체제를 만들어 달라. ◇A 철강 대기업 임원=기후 4차 대책에 보면 2012년까지 연간 180만톤의 이산화탄소를 줄이게 돼 있다. 경제성장을 지속하면서 어떻게 줄일 수 있나. 이는 산업구조조정을 하겠다는 의미인가. 기후변화의 총론은 잘 알겠는데 각론적으로 기업들이 어떻게 하라는 얘기인가. 무엇을 어떻게 준비하라는 얘기인가. ◇B 철강 대기업 임원=발리로드맵이 2009년 말까지 합의가능한가. 정부가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 지가 궁금하다. (감축의무가 생긴다면) 철강산업 등의 신규 시장진입에 어려움이 생기는 것 아닌가. ◇부산의 한 기업 대표=기업이 무엇을 해야 할 지 잘 모르겠다. 에너지 절감은 마른 수건 짜기로 열심히 하고 있다. 이것만 하면 된다는 얘기인가. 정부 에너지 정책이 석유에서 LNG로, 에탄올로 옮겨간다는 얘기인가. 경차에 LNG사용을 허용한다고 했는데 이것이 탄소를 줄이기 위해서인가 아니면 경차 보급을 확대하기 위해서인가. 기후변화 대응에 관한 얘기들이 너무 막연하다. 구체적인 대책이 나와야 한다. ◇상의 박영우 원장=해외 CDM 개발 방안은 무엇인가. 북한을 활용해서 CDM하는 방안도 적극 모색해 봐야 한다. 지금까지의 정부 기후대책은 기업이 배제돼 있었다. 앞으로 기업들도 참여하게 해달라. ◇모 반도체 임원=현재 투자계획이 있다. 그런데 자발적 이산화탄소 감축 협약과 강제할당 사이에서 고심하고 있다. 획기적인 이산화탄소 저감장치를 새 공장에 설치해 자발적 감축으로 인정 받아도 나중에 강제할당할 때 인정 못 받으면 어떡하나. ◇국무조정실 이명규 부단장=정부는 가능한한 기업들 처지를 고려해 대응해 나가려 하지만 기후협상은 다자협상이다. 어떻게 될 지 모른다. 국제사회에서 한국은 기술적으로도 선진국이고 어느 정도 기후변화에 대응력이 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한국이 어떻게 온실가스 감축의무를 부담할 지 국제사회에서 주시하고 있다. 이런 측면도 대비해야 한다. ◇이재훈 차관=기업에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 자기 기업에서 나오는 CO2가 어느 정도인지 한번 측정해 보라. 이렇게 측정해 본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은 기후변화 대응에 근본적으로 다르게 대처한다. 또 지난해, 지지난해는 어떻게 됐는 지 측정해 CO2 배출흐름을 한번 봐라. 공장 신ㆍ증설시 이산화탄소가 얼마나 나오는 지도 미리 측정해 봐라.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그냥은 안 된다. 돈이 들어가야 한다. 21세기 경영의 화두는 기후변화 대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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