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최근 초고속인터넷 시장에서 영향력을 강화하고 있는 케이블TV사업자(SO)를 겨냥해 무더기 소송을 제기했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KT는 지난달 말 C&M, 큐릭스, 드림시티 등 전국의 10개 SO를 대상으로 무단 사용 시설 철거 및 부당이득 청구를 위한 소송을 해당 지방법원에 제기했다.
KT는 소송에서 해당 SO들이 무단으로 자사의 전주를 사용하며 30억원 가량의 부당이득을 취했다고 주장했다. KT는 “지난 2월부터 두 달간 전국에서 67만7,000개의 전신주를 표본 조사한 결과 SO들이 총 7만개의 전신주를 방송 및 통신용으로 무단 사용하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KT는 소송에서 해당 SO들이 무단으로 자사의 전신주를 사용하며 30억원 가량의 부당이득을 취득했다고 주장했다.
KT는 지난 2004년 자사의 전신주를 이용하는 21개 SO들을 대상으로 개당 42.7원의 사용료를 254원으로 인상하는 내용의 원가 현실화 협상을 벌였지만 SO들은 “인상폭이 지나치게 높다”며 임대계약을 해지했다.
SO는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적극적인 영업을 펼친 끝에 최근 초고속인터넷 시장 점유율을 10% 이상 수준으로 늘렸다. 따라서 KT가 무더기 소송을 제기한 것도 SO에 대한 ‘견제구’로 풀이되기도 한다.
KT의 한 관계자는 “SO들의 전신주 무단 사용 정도가 심각할 뿐 아니라 이로 인해 안전과 미관을 해치는 등 부작용이 심해 소송을 제기하게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