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고용불안 최소화” 성공 관건(아웃소싱 바람)

◎업무의욕 상실·사기저하 경쟁력약화/외주업체 품질하락·납기지연도 문제/인력 유연성확보·협력업체 ‘관리’ 힘써야미국 세인트 루이스에 있는 맥도널 더글러스(MD)사의 근로자 6천7백명은 지난해 6월 일제히 파업에 돌입했다. F­16, F­18 등 첨단전투기를 생산하는 MD사 근로자들의 파업이유는 「아웃소싱 중단」이었다. 노조는 『한국과 중국에 위탁생산을 늘려 미국내 근로자들을 대량해고 했다』고 주장했다. 세계적으로 붐을 이루고 있는 아웃소싱 전략이 가져온 부작용의 한가지 예다. 아웃소싱은 조직슬림화, 인건비 등 각종 경비를 줄이고, 경영체질을 강화하는게 기여하고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미국의 GM, 포드, 크라이슬러 등 자동차업체들이 올들어 1·4분기에만 순이익이 우리돈으로 1­2조원에 달하는 초호황의 배경에는 아웃소싱의 성공이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이렇게 되기까지는 해결과제도 많고,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강하다. 아웃소싱이 경쟁력제고의 「요술방망이」가 아니라는 것이다. 무엇보다 지적되는 것은 고용불안. 특정분야를 외부에 위탁할 경우 조직축소­인력감축이 뒤따른다. 감원이 아니더라도 재배치나 전환조치가 불가피해지면서 고용불안이 심화될 수 밖에 없다. 이 문제는 곧바로 노사갈등으로 이어지고, 경쟁력약화라는 역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최근 국내 대기업들은 경쟁력강화의 수단으로 구조조정을 내놓고 있다. 이 가운데 중소기업에 사업이양과 같은 작업이 목표에 못미치고 있다. 해당 분야 근로자들의 불안을 해소하는 작업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 10월 미국의 GM의 캐나다 온타리오주와 퀘벡주공장의 근로자 1만5천명은 아웃소싱 확대방침에 반발, 파업을 벌여 생산계획에 차질이 빚어졌고, 신차 발표시기까지 지연되는 홍역을 치룬바 있다. 임직원들의 사기저하와 회사에 대한 충성심(로열티)이 떨어지는 것도 큰 문제다. 아웃소싱이 기업 및 직업문화를 와해시켜 업무에 대한 의욕이나 열정이 식을 수 있다는 것. 아웃소싱 비판론자들은 이런 문제점에 대해 『용병은 사병처럼 총을 쏘겠지만 그 나라를 위해 죽지 않는다』고 말한다. 외주업체의 품질하락과 납기지연도 문제점이 될 수 있다. 대우자동차 군산공장(누비라생산)에는 국내 승용차공장 가운데 거의 없는 화성라인(범퍼, 인스트루먼트패널 등 화학제품)이 있다. 진상범 군산공장장(상무)은 『대부분 외주에 의존해 왔으나 품질과 납기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새로운 시도를 했다』고 말했다. 조립업체 가운데는 외부변수로 생산차질을 빚는 경우가 허다하다. 아웃소싱 가격의 상승도 문제점. 특히 이런 현상은 외부의존도가 심화되면서 더욱 표면화되고 있다. 이에따라 모든 것을 자체조달하는 인소싱(Insourcing)으로 역류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근로자에 대한 기술훈련 등 교육에 대한 투자와 순환근무제 등을 통해 인력의 유연성을 확보하는 것은 아웃소싱의 문제점에 대한 적극적인 대책이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이런 부작용이 있다고 아웃소싱이 쇠퇴할 기미는 없다는게 일반적인 지적이다. 초경쟁시대에 원가를 줄일 수 있는 글로벌차원의 아웃소싱은 시대의 트랜드이자 불가피한 생존전략으로 인식되고 있는 것. 이에따라 관계자들은 아웃소싱의 성공을 위한 대책마련에 무게를 싣고 있다. ▲사업구조 재편과 인력재배치 등에 따른 근로자들의 고용불안 최소화하고 ▲사업성공의 관건이 되는 핵심사업에 경영역량을 집중하는 한편 ▲하청업체와 장기적 협력관계를 공고히 해 품질과 납기안정을 꾀해야 한다는 것이다.<이의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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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의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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