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새영화] 「크리스마스에 눈이 올까요?」

09/16(수) 11:15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우면서도 애처로운 것은 어머니가 아이들하고 주고받는 사랑이다. 그들의 사랑은 남루하고 피곤한 생활이 시샘할수록 더욱 부풀어 간혹 하늘을 가득 메우는 풍성함으로 쏟아져내리기도 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삶의 끈을 놓지않고 이어가게되는 것이라고 영화는 설명한다. 96년 프랑스에서 제작된 영화로 갓난아이부터 14세까지의 7남매와 엄마간의 사랑을 훈훈한 동화처럼 그리고 있다. 진부하리만치 뻔한 주제를 가지고도 주목받은영화들이 대부분 그러하듯 이 영화도 상드린 베이세 감독 개인체험을 바탕으로 하고있다. 베이세 감독은 영화 제작 당시 29살의 여성이었으며 이 영화가 데뷔작이다. 절대적 빈곤은 아니지만 프랑스 남부의 농장에서 노동을 해 생계를 유지하는 이들 가족의 생활고는 만만치 않다. 방학 때는 갓난아이만 빼고 예외없이 모두 농장에서 비지땀을 흘려야한다. 농장주이자 아이들의 아버지는 인근 도시에 안락한 가정과 장성한 아이들을 두고 있다. 일종의 여벌의 아내와 자식들인 이들에게 그는 농장일을 한 품삯을 지급하지만 집세를 징수한다. 아버지라는 `죄'로 공짜로 제공하는 것은 전기세를 받지 않는 정도. 아이들을 끔찍이도 아끼고 사랑하는 아이들의 어머니에게 그는 수시로 "내가 귀여운 아이들을 낳아줬지"라고 강조한다. 마치 `너라는 여자는 나 때문에 행복해진 것을 알아야한다'고 말하는 식이다. 가난한 집 아이들은 일찍 철드는게 세계 공통인가. 엄마가 초라하지만 성대한크리스마스 이브 파티를 열어주자 아이들은 더없이 즐거워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우리 전 재산 다 쓴 것 같다"며 걱정한다. 생활고의 무게를 더 이상 감당하지 못하는 엄마는 크리스마스 파티가 끝난 뒤아이들을 모두 한 방에 재워놓고 가스 난로의 꼭지를 열어 동반자살을 기도한다. 그러나 갑자기 눈이 내리는 것을 보면서 엄마는 마음을 고쳐먹는다. 종반부의 이야기전개가 매끄럽지는 않지만 삶의 절망과 희망이 그리 동떨어지지 않은 한가지라는 메시지는 잘 전달된다. 아이들의 천진한 모습을 만나는 것은 이 영화를 보는 큰 재미. 다큐멘터리적인카메라 기법은 아이들의 연기가 아닌 생활을 담아내고 있다. 영화의 리얼리티를 높이기 위해 베이세 감독은 실제 프랑스 남부 시골 지방의 아이들을 캐스팅했다. 다큐멘터리적인 기법, 실제 현장의 아이들을 캐스팅한 점, 생활고 속에 피어나는 인간애, 감독의 체험을 바탕으로한 데뷔작 등 최근에 개봉한 러시아 영화「얼지마, 죽지마, 부활할거야」를 생각케하는 구석이 많다. 부산국제영화제 월드 시네마 부문에 초청됐다. 국내 개봉은 아직 결정되진 않았지만 10월말이나 11월초께로 예정돼 있다. <<연중 영/화/무/료/시/사/회… 일간스포츠 텔콤 ☎700-9001(77번코너)>>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