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韓·中·日 바둑 영웅전] 수순의 묘

제11보(141~174)


유리한 쪽에서는 고심할 필요가 없다는 점이 바둑의 특징이다. 유리한 쪽은 그저 상식에 충실하면 된다. 그러나 불리한 쪽에서는 온갖 지략을 모두 짜내어 판을 흔들고 변수를 만들어야 한다. 불리한 이세돌은 흑41로 기묘한 행마를 시도하고 있다. 유리한 최철한은 백42로 가장 평범한 길을 택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기묘한 행마가 효험을 보게 되었다. 흑73으로 백 6점을 크게 잡아먹는 전과를 올렸다. 그 과정이 너무도 절묘했다. 최철한이 백66을 선수로 활용하겠다고 두었을 때 이세돌의 수읽기가 고성능 컴퓨터처럼 작동했다. 제일감은 참고도1의 흑1로 찌르는 수였다. 이세돌은 그 충동을 자제하고 실전보의 흑67부터 두는 정확한 ‘수순의 묘’를 보여주었다. 참고도1의 흑1이면 백2 이하 12로 우상귀의 흑이 몰살이다. 흑67은 참고도2의 백1로 받아달라는 주문의 수. 만약 백이 정말 그렇게 받으면 흑2 이하 10으로 둘 작정이다. 이 코스는 백대마 횡사로 끝나며 바둑은 이세돌의 멋진 역전승이 될 것이다. 할수없이 최철한은 중앙의 백 6점을 포기하는 타협책으로 나갔다. 남은 문제는 우상귀 흑의 사활인데 흑이 이곳을 살리는 급소는 어딜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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