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연기금 '사자' 행진… 수급 개선 기대

조선·기계업종 중심 이틀째 순매수… "매수지속 확신못해" 반론도



연기금이 올 들어 주식을 적극적으로 매입함에 따라 증시 수급 상황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를 낳고 있다. 국민연금은 올 한해 동안 국내 주식시장에 13조원을 투자할 방침이다. 그래서 증권가에서는 연기금이 단기간에 주식을 사들이는 게 아니라 장기간에 걸쳐 저평가된 주식을 중심으로 골라 사들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반면 일부에서는 최근 연기금의 매수세가 정보기술(IT) 등 기존의 시장주도주가 아니라 원자력발전 관련주 등 특정 종목에 집중됐다는 것을 이유로 연기금의 매수세가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확신하기에는 이르다는 반론도 나온다. ◇연기금 이틀째 사자 행진=연기금은 19일 거래소에서 339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전일(1,675억원 순매수)에 이어 이틀째 '사자' 행진을 이어갔다. 투신권을 비롯한 다른 기관들이 일제히 '팔자'에 나서며 1,167억원어치를 순매도한 것과 대조적이다. 코스피지수가 1,700포인트선을 넘어선 후에야 연기금이 시장에 발을 들이는 것에 대해 다소 의외라는 반응도 많다. 하지만 연기금은 시장 상황에 따라 탄력적인 매매 전략을 구사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사학연금의 한 관계자는 "시장유동성이 풍부한데다 기업의 지난해 4ㆍ4분기 실적이 양호하고 올해 MSCI 편입 이슈가 맞물려 있어 충분히 매입할 만한 시점"이라며 "주가가 너무 오르면 계속 사들이는 게 어렵겠지만 시장상황에 따라 (매매전략을) 조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민연금 등이 국내 주식 비중을 늘려야 하는 형편인데도 주가가 꼿꼿한 흐름을 이어가자 뒤늦게 일부 종목에 대해 방어적으로 매수세를 강화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민상일 이트레이드 투자전략팀장은 "최근 개인이나 외국인이 적극적으로 매수에 나서지 않아 연기금의 주식 매입이 관심을 끈 것일 뿐 최근의 거래규모로 보면 큰 의미를 부여하기 힘들다"며 "종목배분 관점에서의 접근으로 파악하는 게 맞다"고 설명했다. ◇조선ㆍ기계업종 위주로 매입=올 초 이후 연기금의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 중 눈에 띄는 것은 원자력발전 관련 대형주들이다. 연기금은 증시에서 '원전 수혜주'로 꼽혔던 두산중공업ㆍ현대중공업ㆍ한국전력 주식을 각각 554억원, 483억원, 365억원씩 사들였다. 또 대표적인 내수업체인 KT도 320억원어치 사들였고 SK에너지ㆍ삼성증권ㆍ대림산업ㆍ효성ㆍNHN 등 그동안 증시에서 큰 주목을 받지 못했던 석유화학ㆍ건설업종에 속한 업체들에도 관심을 보였다. 반면 연기금은 같은 기간 대형 정보기술(IT), 자동차업체 주식은 순매도하며 차익을 실현했다. 연기금의 순매도 상위 10개 종목은 현대차(-565억원), LG전자(-483억원), 현대모비스(-398억원), 삼성전기(-363억원), 하이닉스(-175억원) 등이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연기금은 지난해까지 상대적으로 소외됐지만 안전한 종목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연기금의 순매수 상위 종목들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하기에 긍정적인 업체들"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최근 2거래일 동안 연기금이 삼성전자(402억원), LG디스플레이(129억원) 등 일부 IT업체에 대한 순매수를 재개한 것을 고려하면 수익률 제고를 목적으로 IT업종 중 긍정적인 모멘텀을 갖춘 업체들을 중심으로 선별적으로 접근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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