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미국 부실모기지 인수등 추가대책 나올듯

금리 계속 내린데다 국채발행 유동성 공급도 한계<br>불안 확산·경기침체 장기화땐 FRB '실탄' 모자라<br>"시장불신 커 금융시스템 재정비 논의해야" 지적도


미국 투자은행 베어스턴스의 유동성 위기로 촉발된 글로벌 금융시장의 패닉이 미 행정부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시장 안정화 노력으로 일단 진정기미를 보이고 있지만 뉴욕 월가는 또 다른 금융기관이 언제 파산할지 모르는 살얼음판과 같은 불안한 상황이다. 17일(현지시간)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헨리 폴슨 재무장관과 벤 버냉키 FRB 의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회의를 열어 “미국이 ‘도전의 시기’를 맞고 있다”며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필요할 경우 금융시장을 지속적으로 안정시킬 수 있는 방식으로 단호하게 행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FRB도 무제한 자금을 공급하고 재할인율에 이어 기준금리를 인하하면서 들불처럼 번지는 금융시장의 동요를 진화하려고 노력했다. 정책당국이 몰려 있는 워싱턴과 금융시장이 밀집한 뉴욕의 싸움에서 일단 시장이 정부와 FRB에 기대하는 분위기다. 문제는 금융시장 불안이 확산되고 미국 경제의 침체가 장기화할 경우 FRB가 사용할 실탄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FRB가 단기금리를 2% 초반으로 대폭 끌어내릴 경우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4%에 이르기 때문에 단기금융시장은 사실상 마이너스 금리를 맞게 된다. 따라서 FRB는 더 이상 금리를 내릴 수 없는 상황이 되며 사실상 무장해제를 당하게 된다. 게다가 FRB가 보유하고 있는 미국 국채(TB)가 7,090억달러에 이르는데 이중 60%에 달하는 4,600억달러가량을 유동성 공급에 써버려 앞으로 유동성을 공급하려면 더 많은 국채를 찍어내야 할 처지다. 게다가 FRB의 유동성 공급 및 금리인하 효과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시장에 대한 신뢰 상실이 금융위기를 초래하고 있다”며 “지금은 금융시스템 재정비를 논의할 때”라고 지적했다.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대 교수도 “FRB가 시장에 2,000억달러의 유동성을 긴급 공급하기로 결정했지만 금융시장에는 너무 적은 돈”이라며 “아마 효과가 크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FRB의 금리인하 수단이 먹혀들지 않을 경우 모기지 부실을 치료할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민주당은 정부가 직접 공적자금을 투입해 모기지 원금 탕감 및 보증을 서주는 모기지 구제금융 방안을 제시했다. 게다가 베어스턴스에 이어 또 다른 금융기관이 파산 위기에 처할 경우 정부와 중앙은행이 구제금융을 심각하게 고려해야 할 상황이다. 월가에서는 금융기관의 부실에 따른 부도 ‘도미노’ 우려가 지속되고 있다. 베어스턴스 유동성 위기 이후 리먼브러더스ㆍ모건스탠리ㆍ바클레이스 등 글로벌 투자은행의 크레디트디폴트스와프(CDS)가 가파르게 치솟고 회사채 부도율이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투자자들은 TB와 금 같은 안전자산에 대한 투자 비중을 높이고 현금 확보를 위해 원유나 곡물 등 상품선물 매도에 나서는 등 불안감이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 미국 정부가 직접 부실 모기지를 보증하는 방안이 성사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미국 정부는 지난 1980년대 저축대부조합(S&L) 파산 위기 당시 정리신탁공사(RTC)를 설립, 5,000억달러 규모의 공적자금을 투입해 사태를 해결했다. 미국 상원은행위원회의 크리스토퍼 도드 위원장은 “버냉키 의장과 폴슨 재무장관이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민주당의 경기부양책을 지지할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주 도드 위원장과 바니 프랭크 하원주택금융위원회 위원장은 주택 소유주들의 모기지 부담을 줄이기 위해 원금삭감과 함께 연방주택국이 직접 재융자 모기지를 보증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또 이번 방안은 정부가 압류된 주택을 매입하도록 하는 계획도 포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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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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