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독자칼럼] 눈을 똑바로 뜨고 보자

『올해 환갑이 되는데 내가 이때까지 살아온 경험으로도 그렇고 주위에서 들은 얘기로도 한국에서는 아이들이 선생님 한테 야단 맞을때 고개를 들고 눈 똑바로 뜨고 쳐다보면 잘못한 일 때문에 보다 눈을 똑바로 떴다는 이유로 더 혼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말하자면 「이 자식, 어딜 눈을 똑바로 뜨고 쳐다 봐!」라는 것이 한국식 교육이란 말이다. 그런데 내가 듣기에 미국에서는 반대로 선생님이 야단칠 때 아이들이 고개를 숙이고 있으면 그걸 되레 야단 친다고 하던데 정말이냐?』조카 며느리는 벌써 내가 왜 그런 말을 묻는지 눈치 채고 『예』라고 웃으며 대답한다. 내가 재차 확인해서 묻기를, 『그럼 너도 학생들 나무랄 일이 있을 때 고개를 숙이고 있으면 고개를 들고 선생님을 똑바로 쳐다 보라고 하느냐?』고 하였더니 『예』라고 한다. 『한국은 눈 똑바로 뜨고 살면 혼이 나는 세상이고, 미국은 반대로 눈 똑바로 뜨지 않고 살면 혼이 나는 사회란 말이 아니냐?』라는 나의 말에 좌중이 웃음을 터뜨린다. 나는 가슴이 미어지듯 아프고 쓸쓸하고 또 몹시 분통 스럽다. 미국에 살고 있는 한 평범한 이민 가정의 정초 가족 모임 자리에서 오고간 이 지극히 사소한 대화속에 한국과 미국의 문화적인 차이, 오늘의 한국, 아니 5,000년 한국 민중의 압박과 착취와 고난의 역사의 근본 원인이 있었고, 통틀어 200년 역사밖에 안되는 미국의 번영과 자유와 복지의 근본 원인이 있다고 여겨졌다. 미국에서는 눈을 똑바로 뜨는 법 부터 가르치고, 한국에서는 눈을 내리 깔아야 살아남는 법 부터 가르치는 것. 이것이 오늘의 한국과 미국의 국력 차이다. 내가 만약 한국의 부모님들과 선생님들을 분노케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저들을 분노케 하고 격동케 하여 스스로 자기 개혁 부터 단행하고 이제 부터라도 자식을, 학생들을 눈 똑바로 뜨고 살 줄 아는 아이들로 길러내는 부모님들이 되고 선생님들이 되게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어떻게 하면 한국의 부모님들과 선생님들을 격동케 하여 눈 똑바로 뜨는 자기개혁을 단행하게 할 수 있을까? 다행히 인터넷 시대가 되어 비록 익명으로 띄우지만 날마다 눈 똑바로 뜬 네티즌들이 늘어나고 있는 일은 여간 반갑고 감격스러운 일이 아니다. 하루 속히 저들의 숫자가 더 많아지고 그리고 하루 속히 저들이 가명이 아닌 실명을 쓸 수 있을 정도 까지 감겼던 눈이 활짝 열리게 된다면 한국에도 비로소 소망의 해가 떠 오르게 될 것이다. 조국아, 새 천년에는 눈을 똑바로 떠라. 이관희 LEEKWANHEE@SUPILMUNHAK.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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