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한미FTA '진실게임' 공방 연일 후끈

졸속 추진? <br>정태인 前비서관 "작년 5월까지 적극논의 없어"<br>靑·외교부 "2003년부터 로드맵 수립" 반박<br>통계 조작?<br>권영길 의원"KIEP, 무역흑자 감소액 고의 누락"<br>이경태 원장"외압따른 숫자 조작 있을수 없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추진 논란이 가열되며 찬반 양쪽 세력이 팽팽하게 대립 중인 가운데 한미 FTA의 졸속 추진과 경제효과의 통계조작을 둘러싸고 연일 진실게임이 벌어지고 있다. 정부는 지난 2003년 8월부터 로드맵에 따라 한미FTA를 착실히 준비했다고 주장하는 반면 정태인 전 청와대 국민경제비서관은 등은 “한미 FTA는 11월부터 언급됐다”며 정부의 준비부족을 질타하고 있다. 또 권영길 민주노동당 의원이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의 한미 FTA 경제적 효과 보고서가 조작됐다”고 지적하자 이경태 KIEP 원장은 “숫자 조작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반박했다. ◇한미 FTA 졸속 추진 여부=정 전 비서관은 13일 MBC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한미 FTA를 졸속으로 추진한 이유를 도저히 찾을 수 없었다”면서 “비서관으로 있던 지난해 5월까지 한미 FTA는 적극적으로 논의된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와 외교통상부는 “2003년 8월 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 FTA 로드맵을 수립해 미국과의 FTA 추진을 준비해왔다”고 반박했다. 정 전 비서관은 그러나 “2003년 8월부터 정부가 준비를 해온 것은 분명히 아니다”며 “그때부터 논의됐다면 왜 지난해 6월 한미 정상회담에서 FTA 얘기가 나오지 않았느냐”고 반문했다. 졸속 추진 논란에 있어서는 청와대 등의 논거가 빈약한 편으로 아직까지 구체적인 준비상황을 밝히지 못하고 있다. 실제 박병원 재경부 1차관조차 “한미 FTA를 하는 것은 지난해 11월 알았다”고 했으며 모 경제부처 차관은 “1월 중순쯤에 알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통계조작 했나, 안했나=권 의원은 11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국책연구기관인 KIEP가 지난달 3일 발표한 보고서 ‘FTA 체결시 경제적 효과’에서 대미 무역흑자 감소액이 73억달러나 되자 항목 자체를 고의로 누락했다”고 주장했다. 권 의원은 “KIEP에 누락분을 달라고 해 지난달 23일 47억달러가 감소된다는 보고서를 받았다”며 “그러나 처음 발표한 보고서의 원본을 입수한 결과 73억달러로 돼 있음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이 원장은 13일 “무역수지 흑자감소폭 73억달러와 47억달러는 가정에 따라 다른 결과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이 원장은 “쌀 개방을 제외하면 대미 흑자가 47억달러 감소하지만 쌀을 개방하면 73억달러로 흑자감소폭이 늘어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KIEP 연구작업은 한두 사람이 하는 게 아니라 10명이 넘는 FTA 전문가들이 토론하면서 검증하는 투명한 과정을 거친다”며 “외부 압력에 의한 숫자 조작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반박했다. 이 원장의 반박에 대해 권 의원 측은 “이 원장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 며 “재반박 자료를 내놓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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