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日 첨단기업들 한국으로 몰려온다

"세제 혜택 크고 FTA 체결로 亞 물류허브 매력"<br>도레이·JX에너지 등 국내 공장 건립 잇따라<br>日선 "산업공동화·기술유출 가능성" 우려도


엔고 충격과 과도한 비용부담에 시달리는 일본의 첨단기업들이 속속 한국으로 탈출하면서 핵심기술 유출마저 우려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4일 보도했다. 신문은 일본 기업들이 한국의 낮은 법인세와 공공요금,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에 매력을 느껴 앞다퉈 대한해협을 건너고 있다면서, 특히 일본에서 주로 생산돼온 핵심제품마저 한국으로 주도권이 넘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첨단소재 기업인 도레이는 지난 6월 경북 구미에 910억엔(1조3,000억원)을 투자해 탄소섬유공장을 짓기로 했으며 이달 초에도 JX에너지가 SK이노베이션과 손잡고 울산에 석유제품ㆍ윤활유 생산공장을 건설하기로 했다. 도레이나 JX에너지의 한국 진출이 주목되는 것은 첨단소재와 석유화학의 경우 그동안 일본 내에서만 생산됐던 주력 제품군이기 때문이다. 니혼게이자이는 이에 대해 "한국 정부가 FTA 등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기업들에 우호적인 투자환경을 조성하려고 노력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특히 아시아 물류허브 전략의 효과가 기업들의 생산활동에도 점차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 기업들 입장에서는 한미, 한ㆍEU FTA를 활용할 경우 앞으로 해외 수출길이 더욱 넓어질 것이라는 계산도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신문은 또 일본에 비해 낮은 법인세와 공공요금, 풍부한 우수 인력 등도 한국이전을 부추긴다고 분석했다. 법인세의 경우 일본에서는 40%에 달하지만 한국은 24%에 불과한데다 한국의 산업용 전력요금도 일본의 40% 수준이다. 게다가 공업용지, 전화ㆍ인터넷 등 통신요금, 산업용 수도요금도 일본보다 훨씬 저렴해 기업들의 수익성 개선에 도움을 주고 있다. 중국이나 동남아와 달리 삼성전자 같은 대형 고객이 있다는 점도 일본 기업들의 한국 진출에 힘을 보태고 있다. 다케나카 히로시 도쿄일렉트론 사장은 "대기업 고객 근처에 생산거점을 마련하는 것은 생존의 필수조건"이라고 설명했다. 도쿄일렉트론은 오는 2012년 3월부터 한국에 300여명의 기술인력이 상주하는 연구소를 가동할 예정이다. 신문은 다만 일본 기업들의 한국 진출에 걸림돌도 있다고 전했다. 한국의 강성 노조와 미묘한 한일관계, 산업공동화를 가속화한다는 일본 내부의 비판이다. 뿐만 아니라 한국과 일본 기업의 글로벌 경쟁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경쟁국에 생산기지를 마련할 경우 기술유출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도레이의 경우 한국 진출을 발표한 후 기술유출을 우려하는 항의전화가 잇따라 항공기용 탄소섬유와 같은 최첨단 제품은 한국에서 생산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신문은 "기업들의 한국 진출에 대한 비판도 있지만 일본 기업의 60%가 높은 법인세와 환율, FTA 지연, 전력부족 등으로 고통 받고 있다"며 "정부가 이를 두고만 본다면 산업계의 한류(韓流) 기세는 더욱 거세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