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동십자각] 샐러리맨 기살리기

최근 우리주변에서는 30대 벤처기업가들이 적게는 수억원에서 많게는 수백억원의 돈을 한꺼번에 거머쥐었다는 보도를 심심찮게 접하게 된다. 이들에게 천문학적인 돈을 만질 수 있게 해준 도깨비 방망이는 바로 스톡옵션이다. 외국의 CEO들이 스톡옵션을 통해 수십억달러를 벌었다는 소식을 외신을 통해서 접하곤 하지만 이제 스톡옵션제는 먼 나라 얘기가 아니다. 샐러리맨도 능력에 따라 거액을 챙길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 것이다.최근 벤처붐을 타고 대기업에서 벤처기업으로 이직하는 엑소더스가 펼쳐지고 있어 대기업들이 인력단속에 나서고 있다. 대기업들은 최근 젊은 인재를 붙잡아 두기 위해 당근책 마련에 적극 나서고 있어 늦으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엄청난 돈을 투자해 길러놓은 인재가 하루아침에 기업에서 빠져 나갈 경우 회사가 입게 되는 유무형의 피해는 막대하다. 대기업들이 머리를 짜낸 당근책은 바로 발탁인사와 스톡옵션제. 현대·삼성·LG·SK·두산은 연구개발인력을 중심으로 스톡옵션제 도입을 적극 검토하고 있어 조만간 스톡옵션제는 재계에 확산될 조짐이다. 스톡옵션제는 미국에선 이미 보편화된 제도. 몇년전까지만 해도 실리콘 밸리의 하이테크 기업의 특정임원이나 전문직 종사자의 전유물이었으나 이제는 중견기업까지 확산되고 있다. 미국 굴지의 회계법인인 앤더슨 컨설팅에 따르면 미국 증시에 상장된 3분의 1 이상이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소톡옵션제를 시행하고 있다. CDMA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퀄컴사는 전직원 9,000명 중에 절반가량이 스톡옵션을 가지고 있으며 인텔은 갓졸업한 공대생들을 채용하고 그들에게 스톡옵션을 부여했다. 스톡옵션과 함께 발탁인사도 새로운 조류로 자리잡고 있다. 대기업들은 각분야마다 최고의 기술력을 갖춘 40대 「테크노 CEO」를 회사간판 경영인으로 키우고 있다. 「30대 임원-40대 사장시대」가 도래하고 있는 것이다. 19일 인사를 단행한 삼성은 72명의 젊고 참신한 인물을 대상으로 1~2단계 직급을 뛰어넘는 발탁인사를 단행했다. 보수적인 대그룹에서 이같은 파격인사는 전례를 찾아 보기 어렵다. 특히 벤처기업들의 사냥감인 석·박사급 고급인력의 승진인사가 무려 108명에 달해 예년수준을 2배이상 웃돌았다. 이같은 현상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발탁인사는 지난해부터 불어닥친 벤처열풍에 대한 대응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즉 벤처기업에 사람을 빼앗기지 않기 위한 고육책이라고 볼 수 있다. 스톡옵션과 발탁인사의 효과는 뭐니뭐니해도 샐러리맨 기살리기다. 기업의 성패는 소수의 최고경영진에 의해 좌우되기 보다는 임직원 상호간의 유기적 관계를 통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느냐 여부에 달려있다는 사실이 이미 미국에서 입증되고 있다. 즉 직원들이 신바람나게 일할 수 있는 동기를 마련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구조조정으로 바닥까지 떨어진 직원들의 사기를 올리기 위해 한국기업들이 뒤늦게나마 기살리기에 나서고 있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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