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물가가 줄줄이 오르고 있지만 올해 설 선물세트 구입부담은 지난해보다 다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과일 작황이 워낙 좋았고 정육 물량도 풍부해 과일 및 정육 선물세트 가격은 지난해 설 때보다 4~10% 가량 낮아지고 선어 등 수산물 가격 역시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소폭 오르는데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8일 업계에 따르면 백화점들이 설날을 한달 여 앞둔 이번 주부터 선물 예약판매에 돌입한 가운데 과일과 갈비 등 주요 명절 선물세트 가격은 지난해에 비해 저렴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명절 청과 선물세트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사과와 배의 경우 지난해 가을 수확철에 태풍 등 자연재해가 적어 재고량이 7~10% 가량 증가한 덕분에 선물세트 가격이 다소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설 때보다 약 3~4% 가량 낮아진 가격대에 청과 선물세트를 선보인다. ‘푸룸 특선과일 3종세트(사과 4입, 배 4입, 한라봉 5입)의 경우 지난해 8만~9만원 대였으나 올해에는 7만8,000~8만5,000원에 판매된다. 현대백화점도 지난해 설 때보다 10% 가량 가격을 낮춘 과일세트를 내놓았다. 지난해 15만원에 판매했던 사과세트 매(梅)호(사과 23入)를 올 설날 시즌에는 12만5,000원에 판매한다. 사과ㆍ배 난(蘭)호(사과 4입, 배 4입) 역시 지난해 7만5,000원에서 올해에는 6만5,000원으로 내렸다. 정육 가격도 한우 산지 가격이 내리고 공급이 안정되면서 지난해보다 4∼5% 가량 하락했다. 롯데백화점은 한우세트 가격을 4.3% 가량 내렸다. ‘로얄한우 2호세트(3.2kg)’의 경우 지난해 28만원에서 27만5,000원으로 소폭 낮아졌고 ‘한짝갈비(4.8kgㆍ31만7,000원)’는 지난 설에 비해 1만3,000원 내렸다. 현대백화점의 ‘한우효도세트(6kg)’ 가격도 지난해 22만원에서 올해 20만원으로 낮아졌다. ‘한우꼬리세트(꼬리반골 5kgㆍ17만원)’ 역시 지난해보다 1만원 저렴해 졌다. 신세계백화점도 올해 정육 선물세트 가격을 지난해 설에 비해 5% 가량 내렸다. 선어 등 수산물은 올해 조업 상황이 그다지 좋지 않아 가격 상승 요인이 있지만 백화점들이 사전 계약과 산지 중매인을 통한 공동매입 등을 통해 물량을 확보, 지난해와 가격이 비슷하거나 소폭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인기가 높은 자연산 전복과 대하는 최근 태안반도 기름유출사태로 가격이 15% 가량 크게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 밖에 굴비, 멸치, 김 등의 선물세트 가격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가격이 많이 올랐던 호두, 잣 등 견과류도 공급이 안정되면서 올해 15∼20% 가량 저렴해졌다. 박봉규 롯데백화점 식품 바이어는 “농수축산물 대부분이 풍년과 산지 가격 하락의 영향으로 인해 판매가가 지난해 설 때 보다 하락했다”면서 “선물세트 가격이 저렴해지면서 백화점마다 세트 물량을 20% 이상 늘려 잡으며 두자리 수 이상의 매출 신장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