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7월 19일] 아는 만큼 번다

“요즘처럼 변동성이 심한 주식시장에 적합합니다.” 시중은행 창구에서 ARS 메시지처럼 되풀이되는 주가지수연동예금과 펀드에 대한 설명이다. 주가는 곤두박질치는 반면 물가는 치솟는 상황이라 귀가 솔깃해질 수밖에 없는 내용이다. 하지만 실제로 그럴까. A은행이 KOSPI200지수에 연동해 오는 25일까지 판매하는 주가지수연동예금(ELD)을 보자. 이 상품은 이달 28일의 지수 종가와 2009년 7월23일의 종가를 비교해 20% 미만으로 오를 경우 그 상승률의 70%를 이자로 지급한다. 비교 결과 10% 올랐다면 연 7%의 금리를 주는 것이다. 2009년 7월의 지수 종가가 기준 지수보다 하락해도 원금은 보장 받지만 한번이라도 주가지수가 20% 이상 오르면 연 10%의 이자만 받게 된다. B은행이 이달 24일까지 판매하는 ‘세이프 지수연동예금 상승형’도 구조는 비슷하다. 기준 지수 대비 만기 지수가 오르면 상승률의 33%가 이자로 주어진다. 비교 결과 지수가 떨어져도 원금은 보장된다. C은행이 이달 말까지 파는 ‘코브라 펀드’도 원금보장은 되지만 주식시장이 강세일 때 유리하다. 문제는 이들 상품은 상승장세에서 유리한 상품이라는 점이다. 상품 구조를 보면 알 수 있듯 주가가 올라야 고수익이 가능하다. 지금과 같이 세계 경제가 어렵고 주가 전망이 어려운 상황에서 무턱대고 가입했다가는 잘해야 원금만 건질 수 있다. 원금보존이 어디냐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기회비용을 따져본다면 결코 올바른 투자라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특히 ELD의 경우 원금보장이라는 조건은 정기예금의 이자를 포기했기 때문에 얻어진 결과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 이자로 옵션을 구매해 상황에 따라 고수익을 얻을 수 있지만 반대로 정기예금에 가입했으면 받을 수 있는 이자를 포기해야 하는 셈이다. 은행들의 상품 ‘불완전판매’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판매담당 직원의 책임도 무시할 수 없지만 고객들도 제대로 알아야 손해를 보지 않는다. 투자에 성공하려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 돈도 알아야 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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