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돌파구 찾는 벤처캐피탈]<하>“국내시장 한계“ 수익찾아 밖으로

벤처캐피털은 국내에서 `햇볕이 나면 우산을 빌려주고 비가 오면 오히려 우산을 거두어가는` 투자행태를 보이며 비난의 목소리를 받아왔다. 벤처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지난해 적자를 기록하는 창투사도 속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케이티비네트워크, 한국기술투자, 스틱아이티벤처투자 등 대형 업체들은 국내시장만으로는 수익성을 창출하기 힘들다 고 판단, 해외시장 진출로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다. 미국 등 해외 벤처캐피털과 공동으로 펀드를 구성해 이를 운용하고 기술심사도 전개하면서 선진 투자기법을 익히는 한편 펀드의 이미지와 인지도도 제고할 수 있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중소형 창투사의 경우 기존 투자자금 회수도 어려운 판에 해외시장에서 펀드를 조성하고 외국 기업에 투자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해 대형 5~6개 벤처캐피털이 중심이 돼 해외시장 진출을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안에서 잃은 것을 밖에서 찾자`라는 인식이 뿌리내리고 있는 것이다. ◇글로벌 펀드 조성으로 활로 개척=스틱아이티벤처투자는 산은캐피털, 이스라엘계 에스에프케이티 등과 함께 글로벌펀드를 설립했다. 이미 3,300만달러의 투자자금을 조성한 상태이며, 오는 9월 2차로 3,300만달러를 모으고 내년까지 모두 1억달러 규모의 글로벌 매칭펀드(Matching Fund)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이 펀드는 국내펀드가 아닌 해외 역외펀드로 구성되며 초기단계가 아닌 미들단계에 있는 내재가치 우량기업에 100억원 가량 대규모 자금을 투입하게 된다. `될성 부른 떡잎`은 끝까지 책임진다는 전략이다. 국내시장에 기업을 공개하는 것은 물론 미국 나스닥과 이스라엘 주식시장에 상장해 기업가치를 키운다. 박기홍 기획관리과장은 “미국 샌프란시스코 지사를 통해 국내 투자기업의 해외 마케팅을 지원하고 자본유치도 연결하는 등 외국기업과 국내업체를 연결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며 “미국 교수들을 자문위원으로 위촉하고 해외 은행과 금융권 인사를 영입해 글로벌 비즈니스로 중무장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기술투자는 `벤처투자도 글로벌라이제이션(Globalization)`이라는 경영이념을 수립하고 미국과 일본, 캐나다, 싱가포르 투자기관이 참여하는 다국적펀드를 1억달러 규모로 조성할 계획이다. 회사측은 “조성자금은 국내 벤처기업과 회생가능성이 있는 구조조정 기업에 투자하는 것은 물론 미국과 일본 등 해외 우량기업에도 투자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경기침체로 일본 기업들이 과도하게 디스카운트(Discount)되어 있다고 판단해 일본 구조조정 시장에 본격 진출키로 했다. 케이티비네트워크는 현재 미국 벤처기업에 2,000만달러 가량을 투자한 상태이며, 글로벌펀드인 모스트7호 펀드를 올해부터 가동시켜 400억원 가량을 국내업체와 해외기업에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해외 시장이 탈출구다=지역별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외험회피(헤징)를 할 수 있다. 국내벤처침체가 지속되고 기업공개(IPO)가 힘들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기업 투자를 고집하기 보다는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려 투자자산 위험을 분산시키겠다는 의도가 강하다. 케이티비네트워크 홍원호 국제투자팀장은 “글로벌펀드를 구성하면 헤징과 함께 해외투자기법을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다”며 “벤처투자 뿐 아니라 기업구조조정, M&A, 부실채권 매입 등 다양한 투자기법이 속속 도입되고 있는 현실에서 경험많은 외국 투자기관의 노하우를 얻는 것도 대단히 큰 수확”이라고 말했다. 실제 일부 벤처캐피털은 출자한 해외 투자기관과 공동으로 투자심의위원회를 만들어 전체 인원 6명중 5명이 찬성해야만 기업투자를 결정하는 등 투명성을 높이고 있다. <강창현기자, 서정명기자 chka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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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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