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도 세계 11위의 경제 대국인 만큼 세계적인 MBA가 있어야 합니다."
성균관대학교 경영전문대학원(SKK GSB)은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이 같은 주문에 따라 지난 2004년 세워졌다. SKK GSB는 설립 초기부터 세계 최고를 지향했다. 먼저 교육과정이 좋아야 한다는 판단에 따라 커리큘럼을 개발하기 위해 미국 유명대학 MIT와 손을 잡았다. 학기제는 3월이 아닌 9월에 학기가 시작되는 미국 학기제를 따랐다. 2000년대 중반 복수학위과정이 아직 일반적이지 않았을 때 이미 외국 유명학교와 복수학위과정을 열고자 했다. 그러나 국내 법규의 미비로 성사되지 못했을 정도로 SKK GSB의 행보는 당시로는 파격적이었다.
SKK GSB의 현재는 어떤 모습일까. 최근 들어온 외국 학생의 비중은 37%에 이른다. 외국 학생들도 찾는 한국 MBA라는 뜻이다. 교수는 심지어 60%가량이 외국인일 정도다. 외국인 교수가 2~3명 정도에 불과한 다른 대학 MBA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학교 관계자는 "SKK GSB에 들어오는 외국인 학생들은 한국이라는 국가브랜드를 주목하고 온 학생들이 대부분"이라며 "지난 2년간 파이낸셜타임스(FT) 선정 MBA 순위가 좋았던 것도 학생들의 선택에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말했다.
SKK GSB는 올해 FT가 선정한 '2014 글로벌 100대 주간 MBA 평가'에서 45위에 올라 한국 대학으로는 유일하게 3년 연속 100위권에 들었다. 26일(현지시간) FT에 따르면 SKK GSB는 올해 순위에서 전체 45위, 3년간 평균 순위는 54위를 기록했다. 이는 66위로 FT 글로벌 MBA 랭킹에 처음 편입된 2012년과 지난해 51위보다 6단계 상승한 성과다.
아시아권 MBA 가운데는 8위를 기록했다.
아시아에서는 홍콩 UST 비즈니스 스쿨이 14위로 성적이 가장 높았으며 이외 중국(5개)·인도(3개)·싱가포르(2개)·한국(1개)이 포함됐다. 일본 대학은 이번에 순위권에 든 곳이 없었다.
SKK GSB의 성과는 '국제화 및 다양성 부문'에서 좋은 평가를 거두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평가 지표 중 '국제 경험 부문'은 지난해 22위에서 올해 14위로, '외국인 교수 부문'은 41위에서 26위로 끌어올렸기 때문이다.
'동문 경력개발 부문'도 뛰어난 성과를 보였다. '교육비의 투자가치 부문'은 지난해 55위에서 올해 40위로, '졸업생의 목표 성취도'는 33위에서 10위로, '경력개발서비스 부문'은 8위에서 3위로 상승했다.
SKK GSB 관계자는 "MIT 슬로언 및 인디애나대 켈리스쿨과 복수학위과정을, 미국 및 홍콩·중국의 명문 비즈니스 스쿨들과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운영한 덕분에 국제화 부문에서 좋은 성과를 거둔 것으로 보인다"며 "수업을 100% 영어로 진행하고 전체 교수진의 절반가량을 외국인 교수진으로 채우는 등 설립 당시부터 국제화 부문을 줄곧 강조해왔는데 이같이 높은 성과를 보여 자랑스럽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