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기 본격 회복 기대 아직 일러/업종별 경기·주가전망

 국내 수출산업을 주도하는 반도체, 조선, 철강, 유화 등 4개업종과 제지업 등의 경기가 최근들어 회복세를 보임에 따라 이들 업종의 경기전망과 관련 종목들의 주가향방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들 업종의 주요 상품 가격은 대부분 지난해 하반기를 바닥으로 올들어 상승하고 있고 시장 수요도 호전되는 양상을 띠고 있으며 주가도 서서히 바닥에서 벗어나려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업황호전의 주요인이 국내 기업들의 경쟁력 향상에 있는 것이 아니라 대부분 국제시장의 상황변화에 의한 것이라는 점에서 업황의 본격적인 회복을 기대하기는 아직 이르다는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이들 업종의 올해 경기전망과 주가전망을 알아본다.<편집자주>◎반도체/내달 전후 대만 16MD램 공급/반도체 가격 상승지속엔 의문  지난해 극심한 불황을 겪었던 반도체 시장이 올해를 기점으로 내년부터는 회복국면에 진입할 것이라는게 일반적인 전망이다.  96년 초반 개당 40달러를 상회하던 16MD램의 단가는 지난해 8월에는 6달러선까지 하락하는 급락세를 겪었으나, 최근 한국과 일본 생산업체의 감산과 국제경기의 호조에 따라 현물시장에서 개당 10달러를 만회하는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 올 하반기부터는 작년의 설비증설 축소효과가 본격적으로 작용해 국제가격은 대략 10달러 이상에서의 안정적인 추세를 유지할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한국과 일본의 감산체제가 지속될 수 있을지 불투명한 상태인 반면, 6월을 전후해서 대만의 16MD램 신규 공급물량이 본격적으로 출하될 전망임을 감안하면 과거와 같은 반도체 가격의 급등은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 다만, 세계 경기 호조로 국제 반도체 시장이 금년에는 9%이상의 성장을 보일 것으로 예상돼 업황호전의 가능성은 크다고 추정된다.  지난해 D램가격의 급락에 따라 매출액이 31% 감소한 삼성전자, 현대전자, LG전자 등 주요 반도체 제조업체들은 올해와 내년, 업황의 회복과 함께 외형 및 수익성의 회복세가 예상되지만 호전속도는 빠르지 않을 것으로 보여 이들 종목에 대한 공격적인 투자는 자제하는게 바람직하다. ◎조선/유조선 부문 경쟁력 갖춘 현대·대우·삼성중 등 유망  국내 조선경기는 95년 이후의 부진에서 벗어나 호전기미를 보이고 있다. 이는 국내 조선업체의 최대 경쟁상대인 일본의 조선업체들이 이미 3년간의 수주물량을 확보, 추가 수주가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일부 국내 조선업체들은 98년 물량까지 확보해 놓은 상태이다.  또 조만간 국내 LNG선 입찰을 앞두고 있어  조선사들의 수주물량이 대폭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세계적으로는 초대형유조선(VLCC) 교체를 앞두고 있어 일본 조선사와 치열한 경합이 예상되지만 일정 정도 수주가 예상된다.  선가도 현재가 바닥이며 조만간 회복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이미 세계 조선업계를 지배하는 한·일 조선업체들의 수주물량이 안정적이어서 앞으로는 95, 96년과 같은 안정물량 확보를 위한 과도한 가격경쟁이 자제될 것이다.  엔저에 따른 국내 업체들의 대일 가격경쟁력 약화현상도 ▲주요기자재의 수급난 해소에 따른 구입가격의 하향안정세 ▲93∼96년중의 대규모 설비증설에 따른 신규인력 숙련도 향상 등에 따라 현재의 환율추세가 지속돼도 회복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현대, 대우, 삼성중공업 등 초대형 유조선부문에 경쟁력이 있으면서 조선경기 호황의 혜택을 받을 가능성이 큰 종목들에 대한 투자가 유망해 보인다. ◎철강/동남아지역 수요증가로 핫코일값 등 전반적 상승  96년까지 수요부진 및 수출가격하락으로 부진한 양상을 보이던 철강수출이 금년들어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주로 동남아지역의 수요증가에 기인한 것이다.  또 철강경기의 호전으로 소폭이기는 하나 국내 업체의 주요제품 가격이 오르는 등 철강가격이 전반적으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중순께 3백달러선까지 하락했던 국제 핫코일 가격은 이미 바닥을 친 것으로 분석된다.  금년 하반기 이후 아시아권의 증설 물량이 대기하고 있어 국내 업체의 주요 수출지역인 중국 및 동남아지역에서의 철강가격 급등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나 일단 최악의 상황은 벗어난 것으로 판단된다.  국내 철강산업의 재고수준이 아직 높은 것은 분명하지만 재고 사이클 상으로 지난해 2·4분기에 정점을 기록한 뒤 감소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단 지난해 2·4분기 말의 철강재 재고가 과거 최고수준의 재고를 기록했던 92년 2·4분기나 94년 3·4분기에 비해 40% 가까이 많은 물량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조정기간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있다.  이같은 업황호전전망에 따라 철강업종주가는 96년 12월을 바닥권으로 확인하고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판재류 및 유통업체들의 주가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매수전략이 바람직해 보이지만 철강경기의 본격회복이 아직 확인되지 않아 신중한 자세가 필요하다. ◎유화/하반기 제품값 하락 예상/보수적 투자전략 바람직  올들어 회복세를 보이던 주요 합성수지 가격은 지난 4월들어 하락세로 반전해 일단 하반기까지 약세를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유화주는 경험적으로 볼 때 1월부터 4월까지 상승세를 보이다가 꺾인 뒤 가을철 성수기가 시작되는 9월초부터 한달 정도 주가상승이 비교적 높은 편이다.  이는 4∼6월 동안 집중된 국내 유화업체의 정기보수기간에도 불구하고 중국, 싱가포르 등 동남아시아 국가의 대규모 에틸렌신규공장 가동 등으로 수출가격이 계속 낮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국내 유화업체의 정기보수가 끝나는 하반기부터는 아시아 신규 에틸렌공장의 가동과 맞물려 유화제품의 하락세가 예견되고 있다.  주요 유화제품인 합성수지는 지난해 생산량 증가에 따른 공급증가가 예상되지만 경제성장률이 지난해보다 낮을 것으로 예측돼 합성수지의 급격한 내수증가는 어려울 전망이다.  올해 6대 합성수지제품의 총생산량은 7백74만여톤으로 지난해보다 약 15%정도 증가할 전망인 반면 수요는 내수가 4백만톤으로 전년대비 6.3%정도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수출은 3백75만톤으로 전년대비 25%가량이 증가할 것으로 추정되지만 그만큼 수출가격의 하락세는 불가피하다.  이에따라 올해 유화업계 전반의 수익성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에 그칠 전망이어서 유화주에 대한 투자는 적극적으로 늘리기보다는 당분간 보수적인 투자전략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제지/올 펄프값 추가인상 가능성/인쇄용지업체 가장 큰 수혜  제지산업의 기초원료인 국제펄프가격은 지난 95년 이후 속락세를 보이다가 96년 2·4분기 이후 일단 바닥을 벗어났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톤당 4백50∼5백달러에서 등락을 보이던 국제펄프가격은 올들어 지난 4월 현재 톤당 4백50달러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그러나 세계 펄프메이저들이 5월물 선적분에 대한 가격인상을 발표해 추가인상 가능성이 남아 있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펄프가격은 연평균 톤당 5백80달러 수준에 이를 전망이다.  이에따라 인쇄용지업체의 경우 펄프가격 상승으로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인쇄용지업체는 특히 ▲상품카탈로그 및 광고전단 수요증가 ▲홍콩의 중국반환에 따른 수출호조 ▲펄프가격 상승분의 제품가격 전가 등으로 제품가격이 전반적으로 상승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판단된다.  지난해까지 하락세를 보인 인쇄용지 가격은 지난 2월 처음으로 반등세로 돌아서 추가인상의 가능성이 높아 전반적인 수익호전이 기대되고 있다.  국내 유일의 펄프제조업체인 동해펄프는 국제펄프가격이 회복세를 보임에 따라 매출액이 증가하면서 적자폭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나 올해 중 흑자전환은 아직 기대하기 힘들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제지주들은 최근 주가가 상승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경기회복이 가시화될 경우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주가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그러나 단기급등에 따른 조정이나 발빠른 순환매가 예상됨에 따라 신중한 투자전략이 요구된다.<정완주·안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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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의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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