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아시아 푸드로드를 열다] 오리온, 제품명·맛까지 철저히 중국식으로

초코파이 → 좋은 친구

情 대신 '仁 사상' 강조

소매점까지 판로 넓혀

중국용 제품인 초코파이(왼쪽)와 고래밥. 오리온은 초코파이 고래밥 제품명을 '하오리여우', '하오뚜어위'로 바꾸는 등 철저한 현지화 전략으로 중국 시장 연매출 2조원 시대를 향해 달리고 있다. /사진제공=오리온

"현지인의 사랑을 받으려면 이름부터 맛까지 모두 현지인에 맞춰라"

오리온의 중국 성공 이면에는 이 같은 현지 맞춤형 전략이 자리하고 있다. 국내와 다른 현지 정서를 고려해 제품명을 중국식으로 바꾸고, 중국인 입맛에 맞춰 새로운 맛도 도입한 결과 오리온의 중국 매출액은 매년 꾸준한 증가세를 이어가며 지난해엔 처음으로 1조원을 넘어섰다. 올해 예상 매출액은 1조2,500억원, 내년에는 1조8,000억원까지 치솟으며 수년내 2조원대 돌파도 기대되고 있다.


중국에서 성공한 대표적인 제품은 지난해 1,5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오리온 '초코파이'. 오리온은 중국 시장 진출 초기 초코파이를 좋은 친구란 뜻의 '하오리여우(好麗友)'란 이름으로 바꿔 현지 공략에 나섰다. 제품 콘셉트로 '정(情)'을 내세우는 국내와 달리 공자 사상이 널리 퍼진 중국에서는 '인(仁)'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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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작년 1,350억원으로 매출 1,000억 원 클럽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고래밥'도 마찬가지. '하오뚜어위(好多魚)'란 상품명으로 이름을 변경한 것은 물론 맛까지 바꿔 중국인을 사로잡았다. 밀가루로 제품을 만드는 국내와 달리 감자를 주원료로 사용했고, 강한 맛을 선호하는 현지인 입맛에 맞춰 양념을 개발한 것. 오리온은 토마토·해조류·BBQ 등 국내와 다른 고래밥 라인을 중국에서 판매하고 있다. 덕분에 고래밥은 중국 비스킷 시장 내 단일상품 매출 1위에 올라섰다. 또한 '예감'도 '네 소원을 말해봐'란 뜻의 '슈엔(薯愿)'으로 현지 판매 중이다.

오리온이 현재 추구하고 있는 2차 전략은 대형 마트 외에 현지 동네 슈퍼까지 구석구석 빠르게 파고 드는 것이다. 대형 마트가 '대동맥'이라면 '모세혈관'격인 소매점까지 판로를 촘촘히 넓혀 연매출 2조 원 시대를 열겠다는 목표다. 실제로 오리온 중국법인이 상품을 공급하고 있는 슈퍼 등 중국 내 소매점 수는 지난해 16만여 곳으로 2012년(10만5,000개)보다 40% 정도 증가했다. 초코파이·고래밥·예감 등 오리온 대표 상품을 판매하는 소매점은 매년 증가세로 2010년 4만6,000개에서 2011년 6만9,000개, 2012년엔 10만5,000개에 달했다. 특히 올해는 취급 점포가 23만 곳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소매점 공략을 위해 오리온이 중점을 두고 있는 부분은 현지 영업인력 보강으로 2011년 500명에 그쳤던 영업인력은 지난해 1,500명으로 3배나 늘렸다. 나아가 올해 2,000명, 내년까지 2,500명으로 꾸준히 인력을 확충, 현지 시장 공략의 선봉으로 활용한다는 전략이다.

오리온 관계자는 "중국은 지역별로 식품 기호와 성향이 다르기 때문에 제품 개발과 마케팅 측면에서 충분한 준비 과정을 거쳐 단계적으로 공략하고 있다"며 "맛과 제품명까지 철저히 현지화한 결과 상당수 중국인들이 오리온을 현지 기업으로 알고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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