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21세기, 세계화에 신음하는 '폭력의 시대'

■ 폭력의 시대<br>에릭 홉스봄 지음, 민음사 펴냄


‘두차례의 세계 대전이 일어났던 20세기에는 전쟁의 직간접적인 원인으로 목숨을 잃은 사람이 세계 인구의 10%인 1억 8,700만명에 이르렀다. 유사이래 가장 피비린내 나는 시기로 기록된 20세기는 그러나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역사상 첨단 제품을 가장 많이 개발한 시기이기도 하다. 이를 두고 서양 역사학계의 대가 에릭 홉스봄은 ‘미완의 시대’라고 규정지었다. 전쟁 후 40년간 계속된 냉전이 소련의 붕괴로 종지부를 찍는 순간 마치 세계에는 평화가 찾아올 것 같았음에도 중동, 남아메리카, 아프리카 등지에서 내전은 계속됐다. 테러와 국지전이 끊이지 않는 21세기는 과거 100년 만큼 인명 피해는 크지 않을지 모르지만 지금도 무력 분쟁이 유행병처럼 번지고 있다. 이런 21세기를 그는 ‘폭력의 시대’라고 정의했다. 그리고 미국이 주도하는 세계화가 그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세계화는 한 국가 내부 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경제적ㆍ사회적 불평등을 심화시키고 있으며, 양극화 현상을 더욱 가속화시키고 있다는 진단이다. 세계화으로 인한 정치 문화적 충격도 커지고 있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선진국의 이민정책은 그 대표적인 사례다. 자신이 태어난 나라에서 살지 않는 인구는 전 세계 인구 중 약 3%에 불과하지만 서방의 선진 산업국에서는 이민을 중요한 정치적 문제로 다루고 있는 데 그 이유가 바로 국제화에서 비롯됐다는 것. 이로 인해 민족주의가 대두되고 있어, 경제 세계화보다 더 큰 혼란을 야기시키고 있다고 설명한다. 홉스봄은 세계화의 부작용으로 향후 정치적 저항이 더욱 거세져 세계화를 통한 시장 자유화에 발목을 잡을 것이라고 진단한다. 책은 노벨 평화상 100주년 기념 세미나 등 저자가 강연한 원고를 수정 보완한 것으로 21세기를 조망하는 다섯가지 핵심 쟁점을 요약 정리했다. ▦21세기 전쟁과 평화의 개념 ▦영국과 미국 패권의 차이 ▦세계화의 영향과 민족주의 ▦자유 민주주의의 전망 ▦정치적 폭력 등이다. 저자는 미 제국의 위상과 미국이 더 이상 세계 패권을 유지할 수 없는 이유를 꼼꼼히 분석하고 그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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