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자금시장 급랭… “다시 나락” 우려/한보 부도 증시파장 어디까지

◎주요기관 운신폭 제한… 투자위축 불보듯/충격 너무커 안정대책 조기가시화 기대도 한보그룹의 부도처리는 주식시장에 메가톤급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한보그룹의 최종부도처리는 증시사상 최대 규모의 금융사고로 기록될 것이라며 증시뿐 아니라 금융계 전반이 일시적인 「금융공황」 상태에 빠져들게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하고 있다. 특히 자기자본이 9백억원에 불과한 한보철강이 은행, 종금사 등 제도권 금융기관에만 5조원을 웃도는 부채를 안고 있다는 점에서 금융권에 미치는 파장은 지난 80년대초 「국제그룹의 부도사태」보다 훨씬 심각한 타격을 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증권 전문가들은 이와 관련, 『당시 국제그룹의 경우는 자산규모가 부채규모를 훨씬 웃도는 일종의 흑자도산이었으나 이번 한보사태는 자산규모에 비해 천문학적인 부채규모를 안고 있다는 점에서 금융시장에 치명적인 사건』이라고 규정하면서 『한보부도사태로 막대한 자금이 장기간 묶일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일시적인 금융공황으로까지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게다가 한보그룹의 경우 앞서 부도처리된 유원건설을 인수한 상태여서 한보그룹계열사, 협력업체의 연쇄 도산을 몰고올 것은 물론 유원건설 문제도 재차 불거질 것이어서 가뜩이나 부실화된 관련 금융기관의 재무구조를 더욱 악화시킬 수 밖에 없다는 점도 이 같은 우려를 높이고 있다. 이 때문에 정부가 한보사태의 파장을 줄이기 위해 제3자 인수방식을 취하더라도 5조원을 웃도는 천문학적인 부채를 떠안기 위해서는 특별융자 및 일정 기간이상 부채상환 동결 등의 조건을 제시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또 제3자인수가 확정되더라도 은행관리 또는 법정관리 상태가 불가피해 이 기간동안 제도권 금융기관은 물론 아직 구체적으로 파악되지 않는 막대한 규모의 사채가 묶이는 등 사채시장의 일시마비사태까지 예상돼 주식시장에 미칠 파장의 강도를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증권 전문가들은 이와 관련, 『자금시장 위축으로 주요 기관들의 운신의 폭이 더욱 제한되는 것은 물론 일반투자자들의 투자심리 역시 위축될 수밖에 없어 회생 기미를 보이던 주식시장이 다시 한번 나락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장기간의 주가침체 끝에 최근 상승무드를 타기 시작한 은행, 증권의 경우 한보사태로 막대한 부실자산을 떠안을 수밖에 없다는 점과 투자심리 냉각으로 다시 한번 침체의 늪에 빠져들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고 있다. 최근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일부 기업 및 중견 중소 건설사로까지 한보사태의 불똥이 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일부 증권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워낙 메가톤급 악재여서 주가하락속도도 빠르겠지만 그만큼 회복속도도 빠르게 이루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또 이번 한보부도사태에 따른 주가하락으로 정부가 준비해온 증시안정화대책들이 앞당겨 가시화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한보부도사태가 중장기적으로 증시에 미칠 영향은 결국 정부가 이번 사태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수습해 경제전반에 미칠 악영향을 최소화할 것이냐에 달려있다고 하겠다.<김형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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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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