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환율 급락, 한국경제에 큰 부담

원.달러 환율이 24일 달러당 930원대로 급락하면서 한국 경제에 비상이 걸렸다. 국제유가는 사상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고공행진을 지속하고 있는데다 각종 경제지표가 흔들리는 등 불안한 신호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 악재는 한국경제에 적지않은 부담을 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환율 급락은 한국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에 결정적인 타격을 줄 가능성이 있으며경쟁력이 낮은 중소 수출기업을 더욱 궁지로 몰아갈 것으로 보인다. ◇ 환율, 예상보다 급락 정부는 올해 경제운용계획을 짜면서 원.달러 평균 환율 전망치를 달러당 1천10원 정도로 설정했었다. 김철주 재경부 경제분석과장은 "원.달러 환율은 변동성이 심한 만큼 당시 수준을 전망치로 삼아 경제운용계획을 마련했다"며 "현재 환율 수준이 당시보다 크게 낮은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국제유가와 더불어 원.달러 환율이 당초 예상과 적지않은 차이를보이고 있으나 민간소비와 투자는 예상보다 빠른 속도의 회복을 보여 결과적으로 전체 성장률 전망은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현재의 유가와 환율 수준이 계속된다면 어느 정도 시차를 거쳐 성장률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 수출.성장에 악영향..수출中企 치명타 환율 하락은 가격 경쟁력 악화로 이어져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점에서한국 경제에 적지 않은 부담을 안겨준다. 산업연구원(KIET)은 원.달러 환율이 5% 하락하면 수출의 물량 증가율이 1.6%포인트 떨어지고 수입물량 증가율은 1.7%포인트 올라가 경상수지 흑자는 연각 29억달러 줄어드는 것으로 분석했다. 또 원.달러 환율이 5% 떨어지면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역시 0.35%포인트 하락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특히 수출 대기업들은 원.달러 환율 하락 추세에 대비, 대응책을 실시하고 있어사정이 나은 편이지만 수출 중소기업들은 수출 채산성 악화로 비명을 지르고 있다. 산업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이 928원이 되면 중소기업들의 수출이 사실상 불가능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2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939.80원으로 거래를 마감해 환율 하락추세가 지속되면 중소기업은 수출 손익분기점에 직면하게 된다. 삼성, LG, 현대 등 민간 경제연구소들도 국제 유가 급등에 환율 하락세까지 겹치자 성장률, 경상수지 등 거시경제 지표 전망치 수정을 재검토하고 있다. ◇ 외환당국, 대책 없나 당국은 원.달러 환율이 예상보다 빠르게 내려갈 경우 한국경제에 적지 않은 부담을 줄 것으로 판단하고 있으나 현재로서는 뾰족한 대책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거의 유일한 수단은 외환시장에서 달러를 사들이는 직접개입이다. 재경부는 오늘 직접개입의 신호를 보내기는 했다. 김성진 재경부 국제업무정책관은 "원.달러 환율이 2002년부터 39.8%, 올해에만7.6%가 절상되는 등 그동안 다른 아시아 통화들에 비해 충분히 절상됐음을 고려할때 오늘 환율 하락은 지나친 측면이 있고 심리적 쏠림현상이 과도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환율이 추세적으로 하락하는 상황에서는 개입의 효과가 없을 뿐아니라오히려 환투기를 부추기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정부는 시장흐름의 추이를 봐가면서 하락세가 약한 틈을 이용해 직접 개입에 나섬으로써 시장의 흐름을 바꾸는 시도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어느정도 실효를 거둘지는 미지수다. 재경부는 아울러 해외투자활성화 방안 등 달러 공급을 줄이고 수요를 늘리는 정책을 차질없이 추진키로 했다. 재경부 관계자는 "외환당국으로서 환율급락 대책을 구체적으로 언급하기 곤란한측면이 있다"고 설명하고 "달러공급이 지속되는 것은 한국경제를 긍정적으로 보는시각이 많은데 따른 영향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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