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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빙 앤 조이]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 취학 전에 '적극적 치료'를

빨리 치료 할수록 완치 기간 단축<br>메틸페니데이트 등 약물 치료 권장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아동은 가급적 빨리, 정확한 진단을 거쳐 적절한 약물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 취학 전에 '적극적 치료'를 [리빙 앤 조이] 빨리 치료 할수록 완치 기간 단축메틸페니데이트 등 약물 치료 권장 송대웅 의학전문기자 sdw@sed.co.kr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아동은 가급적 빨리, 정확한 진단을 거쳐 적절한 약물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1. 올해 초등학교 2학년인 민수(가명ㆍ남)는 수업시간에 집중을 못하고 산수ㆍ쓰기 등 집중력이 필요한 과제를 하기 싫어하는 등 학교생활에 적응을 못해 선생님의 권유로 지난해 병원을 찾았다. 민수는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라는 진단을 받고 2개월 간 약물치료를 받은 뒤 학습태도가 눈에 띄게 좋아지고 교사의 지시도 잘 따르게 됐다. 그러나 지난해 말 치료약물의 중독성과 부작용에 대한 내용이 일부 언론에 보도되자 민수 부모는 의사와 상의하지 않고 약 복용을 중단시켰다. 2~3주간은 괜찮았지만 이후 증상이 악화돼 병원을 다시 찾아야 했다. #2. 초등학교 3학년인 보람(가명ㆍ여)이의 아빠 최모(38)씨는 최근 아내와 다투는 횟수가 늘었다. ADHD 진단을 받은 보람이의 치료 때문이다. 최씨는 의사의 조언에 따라 약물치료를 받게 하려 했지만 아내가 ‘부작용이 많은 약이라고 주변에서 들었다’며 극구 만류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씨는 보람이의 증상이 점점 악화되는 것 같아 불안하기만 하다. 요즘 ADHD 자녀를 둔 부모들은 무척 혼란스럽다. 지난해 말 ADHD 치료제가 마약류로 분류된 중독성 의약품으로 부작용이 크며, 공부 잘 하는 약으로 남용되고 있다고 보도된 뒤 소아청소년정신과에는 이를 걱정하는 부모들의 문의가 요즘도 계속될 정도다. 약 복용을 중단하는 바람에 증상이 악화되는 경우가 적잖고, 의견이 부모 간에 의견이 달라 가정불화로 치닫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한 대학병원의 소아청소년정신과 교수 C씨는 “자녀의 ADHD 치료 때문에 갈등을 빚어 가정이 파탄날 위기에 있는 경우도 봤다”고 말했다. 병원에서 ADHD 진단을 받은 아이의 엄마가 치료약을 먹게 했는데 그 사실을 안 시어머니가 “얼마나 공부를 시키려고 그러느냐. 너는 아이 잡는 엄마”라고 질책했다는 것. ‘치료약 복용에 따른 초기 부작용으로 식욕이 떨어져 밥을 잘 못먹는 아이를 보면 가슴이 아팠지만 참고 어렵게 약을 먹였다’며 눈물을 흘리는 아이 엄마를 본 C교수는 “ADHD 치료약에 대한 잘못된 지식이 심각함을 새삼 깨달았다”고 걱정했다. 전문가들은 “ADHD의 경우 치료 시기가 빠를수록 치료기간이 단축되며, 치료를 방치할 경우 성인이 돼도 대인관계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가능한한 취학 전에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국내 ADHD 치료율은 10% 미만= 국내에는 약 56만 명의 ADHD 환자가 있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치료를 받는 환자의 비율은 10% 미만인 5만 명 수준으로 파악된다. 집중을 못하거나 충동적 행동을 하는 ADHD 환자들의 40%는 반항장애를, 34%는 불안장애를 동반한다.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성인이 된 뒤 알코올중독, 약물남용, 왕따, 반사회적 인격장애 등으로 악화될 수 있다. 어떤 부모들은 “내 아이는 주의가 산만한데 컴퓨터는 2~3시간 넘게 집중해서 잘 한다”며 의사들에게 자랑한다. 하지만 인터넷 중독현상도 ADHD의 합병증상 가운데 하나다. 자극적이고 즉각적인 것에 노출되는 것을 즐기는 ADHD 아동들의 특징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치료가 빠를수록 완치 확률이 높아지며 치료기간도 단축된다고 강조했다. 천근아 관동의대 명지병원 소아청소년정신과 교수는 “ADHD 치료기간은 보통 18~24개월이 걸리지만 취학기 이전 등 뇌 발달이 완성되기 전에 치료하면 좀 더 단축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ADHD는 뇌에서 주의집중력에 관계하는 노르에피네프린과 도파민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의 분비가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아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신경전달물질을 활성화해 농도를 높여주는 ‘메칠페니데이트’가 ADHD의 주된 치료약물로 사용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흥분제ㆍ각성제로 분류돼 향정의약품으로 엄격히 관리되고 있어 많은 부모들이 중독성과 남용을 우려하고 있다. 이에 대해 천 교수는 “메칠페니데이트는 수영을 배울 때의 오리발과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이라며 “수영에 익숙해지면 오리발이 필요 없듯이 일정 기간 치료 후에는 약물을 더 이상 먹을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김붕년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정신과 교수도 “심장질환이 있는 소아청소년에게 이 약물을 사용하면 안되지만 건강한 보통의 ADHD 아동에게 치료약물을 투여할 경우에는 별도로 심장검사를 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의사들은 메칠페니데이트가 ADHD를 효과적으로 치료, 뒷 날 약물남용을 예방한다고 강조했다. ◇소아과 의사ㆍ보육교사ㆍ부모 등 ADHD 교육 시급= 국내 ADHD 치료의 가장 큰 문제점 가운데 하나는 진단받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정확한 진단을 받으려면 종합병원 정신과를 찾아가야 하지만 부모 입장에서 쉬운 일이 아니다. 따라서 주변에 흔히 있는 소아과 의원에서도 ADHD의 진단ㆍ투약이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외국에서도 정신과 외에 소아과ㆍ가정의학과 등에서도 ADHD 진단과 처방이 이뤄지고 있다. 김붕년 교수는 “전국의 2만5,000여 소아과 의사들을 위한 ADHD 교육 프로그램이 시급하다. 다만 치료제를 잘못 사용할 경우 증상이 악화될 수 있는 만큼 철저한 교육과 사전지식을 갖추고 진단과 처방을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불안장애를 ADHD로 착각해 약을 잘못 처방하면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진단율을 끌어 올리기 위해 취학 전 아동을 가장 많이 접하는 유치원, 어린이집의 보육교사들에 대한 질환교육도 강화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자녀(혹은 학생)가 지난 1주일 동안 집안이나 학교에서 보인 행동을 가장 잘 기술한 번호에 동그라미해 점수를 매긴다. 홀수문항(주의력결핍) 또는 짝수문항(과잉행동) 각 9개 중 6개 이상에 해당하거나 전체 점수 합계가 17점 이상이면 ADHD로 의심해볼 수 있다. /(도움말=분당서울대병원 유희정 소아청소년정신과 교수, 부산백병원 박세현 소아청소년정신과 교수) • 만혼, 그들이 늦도록 버티는 이유 • 2005년 30대 미혼 21% 5년만에 7.6%나 급증 • "기왕 늦었는데 아무나 안 만나요" • "너 자신의 주제를 알아야 하느니라!" •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 '적극적 치료'를 • 인기절정 록그룹 내한, 하나도 아니고 둘이다! • 새로 나온 음반 • 향긋한 전통차로 꽃샘 추위 달래볼까? • 호텔 나들이, 싱가포르 요리사 초청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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