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새영화] 이글아이

일거수일투족 감시 당하는 당신<br>영화 끝난후 휴대폰이 두려워진다?


“조지 오웰의 소설 ‘1984’가 예견했던 ‘빅 브라더’의 사회가 도래할 수 있을까.” 스티븐 스필버그가 제작한 신작영화 ‘이글 아이’를 관람한 뒤 떠오른 생각이다. 요즘 인터넷을 통해 개인정보가 유출돼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고 있지만 사람들은 아직도 사생활 침해에 대해 그리 심각하게 여기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그런 탓에 혹자는 영화 한편 가지고 지나치게 호들갑 떤다고 핀잔을 늘어놓을지도 모를 일. 하지만 ‘이글 아이’를 보고 난 다음이라면 사정이 달라질지도 모른다. 제리(샤이아 라보프)는 스탠포드 대학을 중퇴하고 해외를 떠돌며 복사 가게 직원으로 평범하게 살아간다. 어느날 쌍둥이 형 이든이 갑자기 죽은 뒤 제리에게 이상한 일들이 일어난다. 누군가 75만 달러를 제리의 계좌에 이체하더니만 하숙집에 대량의 폭탄과 무기를 보낸다. 제리는 테러리스트로 FBI에 체포되지만 낯선 여자에게서 전화 한 통을 받는다. ‘지시대로 행동하지 않으면 죽음을 피하기 어렵다’는 것. 레이첼(미셀 모나한) 역시 낯선 여자에게 전화를 받고 아들을 납치했으니 제리와 함께 ‘임무’를 수행하라는 지시를 받는다. 과연 누가 이들을 지시하는 걸까. 얼굴을 드러내지 않은 여성은 마치 전지 전능한 신처럼 제리와 레이첼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고 있는데…. 도대체 배후에 숨은 인물은 누구며 왜 이런 짓을 저지르는 것일까. 총 제작비 1억1,000만달러(한화 약 1,100억원)가 말해주듯 ‘이글 아이’는 스케일 면에서 관객을 단번에 압도한다. 프로듀서를 맡았던 알렉스 커츠만은 “스필버그는 관객이 영화를 보고 극장 문을 나설 때, 공포에 떨며 핸드폰이나 PDA를 두려워 하길 바란다”고 제작 의도를 말한다. 탄탄한 시나리오에 대규모 액션장면, 감독의 섬세한 연출 등 전반적으로 잘 만들어진 상업영화란 사실을 부인하기 어렵다. 다만, 프로듀서의 말처럼 휴대폰이 무서울 정도의 느낌이 올지는 미지수. 서스펜스와 스릴러 영화의 트릭을 좀더 영화에 녹여냈더라면 좋았을 거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9일 개봉 12세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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