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유가 한때 120弗 아래로

원자재값 줄줄이 급락… 인플레 부담 덜어

한때 배럴당 150달러에 임박하던 국제유가가 120달러 이하로 떨어졌다. 국제유가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이 줄줄이 급락하면서 세계 각국이 인플레이션 부담을 덜게 됐다. 4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9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는 장중 5달러 이상 하락하며 118.80달러를 기록했다가 전날보다 3.69달러 떨어진 배럴당 121.41달러로 마감했다. 이는 지난 5월6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최근의 국제유가 하락세는 세계경제 성장 둔화에 따른 수요 감소와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증산으로 수급 불균형이 해소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상품 가격도 일제히 급락해 주요 원자재 19개로 구성된 로이터 제프리스 CRB지수는 3.4% 하락한 401.98을 기록했다. 5월2일 이후 최저 수준이다. 이 지수는 7월 한달 동안 10% 내려 1980년 3월 이후 28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하락한 바 있다. 런던 석유거래소(ICE) 선물거래소에서 코코아 가격은 무려 9.5% 하락하며 6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구리 역시 4% 떨어지며 6개월 만에 최저를 기록했고 설탕 가격도 6.2% 하락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원자재 가격 하락이 인플레이션 압력과 저성장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는 각국 중앙은행에 희소식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에서는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7년 만에 최고를 기록했고 유럽연합(EU)도 생산자물가 상승률이 8% 이르는 등 인플레이션 압력이 가중되고 있다. 하지만 경기침체 우려 때문에 미국과 EUㆍ영국 등은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마이클 위트너 소시에테제네랄 애널리스트는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수요 감소 전망에 따라 국제유가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당분간 미국의 석유 수요는 회복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트레이더들은 중국이 올림픽을 대비해 인위적으로 비축량을 늘려왔을 뿐이라며 중국의 석유 소비 증가에 의구심을 나타내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산유량을 25년 만에 최대로 늘린 것도 유가 하락에 일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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