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총리는 대통령의 명을 받아 행정 각부의 업무를 통할하는 자리다. 대통령을 보필하는 것이지 대통령과 각을 세워 다투는 자리가 아니다."
한승수 국무총리는 지난 4일 후임 총리로 내정된 정운찬 후보자의 예방을 받은 자리에서 정 후보자에게 이같이 조언했다고 23일 말했다.
한 총리는 이날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출입기자들과 가진 오찬간담회를 통해 정 후보자에게 당시 조언한 말을 소개하면서 "총리가 대통령과 각을 세우면 당장 언론과 국민이 주목하고 뉴스의 초점이 될 수 있지만 이는 국가 전체적으로, 또 미래 역사의 관점에서 보면 결코 제대로 총리직을 수행한 것으로 평가 받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총리 자리는 출세를 위한 것도 아니며 즐기기 위한 자리도 아니다"라며 "국가와 국민을 사랑하는 마음과 긴 역사적 안목을 갖고 내각을 잘 조정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 총리는 또 "교수와 공직자의 발언은 언론에 반영되는 비중이 다르다"며 "총리의 발언은 크게 반영되니 말을 조심하고 아껴야 한다고 충고했다"고 말했다.
한 총리는 이어 총리의 역할과 관련해서는 "국민이 도덕적으로 따를 수 있고 국민에게 안정감을 주며 매사를 갈등 없이 조정해야 한다"며 "전면에 나서지 않고 뉴스의 초점은 대통령이 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지난해 2월 국회 인사청문회 당시 속상했던 일을 묻는 질문에는 "(청문위원이) 의혹을 스스로 만들어내고 언론은 사안의 본질을 모르고 그대로 보도할 때 가장 속상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