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100년전 한반도 역사에서 오늘 읽기

■ 열강의 소용돌이에서 살아남기 (박노자·허동현 지음, 푸른역사 펴냄)


100년전 한반도 역사에서 오늘 읽기 ■ 열강의 소용돌이에서 살아남기 (박노자·허동현 지음, 푸른역사 펴냄) 맹목적 애국주의를 미화하는 신자유주의(네오콘) 세력이 득세하는 미국, 독도를 넘보고 역사를 왜곡하며 극우세력이 고개를 쳐드는 일본, 국가주의가 유행하는 러시아, 중화민족주의가 공산주의 자리를 대신하며 힘을 키워가는 중국 등. 오늘날 한반도를 둘러싼 열강들의 모습은 100여년전 조선을 도마 위에 올려 놓고 대립했던 모습과 비슷하다. 물론 당시 시대적 상황과 열강들의 역학관계, 오늘날 세계 경제에서의 위치는 다른 모습이지만 적어도 한반도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자신들의 이익의 폭을 넓히려는 속뜻은 그때나 지금이나 한결같다. 역사 수레바퀴 속에서 지금도 이들 국가들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우리로선 이 열강들의 움직임 하나하나를 허투루 볼 수 없다. 한국으로 귀화한 국제주의적 진보주의자 박노자 교수와 민족주의적 시민주의자 허동현 교수는 100여년전 주변 열강과 대면했던 조선인들이 어떻게 대응했는지, 당시 우리 역사가 직면한 과제는 무엇이었는지 치열한 논쟁을 벌인다. 박 교수는 100여년전 조선인 눈에 비친 미국은 “무지와 선망에서 비롯된 맹종”이었다고 비판한다. 이에 반해 허 교수는 “개화파의 미국 의존은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며 유화적인 태도를 보인다. 일본의 경우 당시 조선인들은 침략자인 동시에 따라잡아야 할 대상이라는 적대적 타자이자 의미 있는 존재로 받아들여 졌다고 박교수는 주장한다. 식민지 근대화론에 비교적 가까운 박 교수의 일본 인식에 반해 허교수는 한국의 근대화 만들기는 독자적 노력의 결과라고 반박하고 있다. 두 교수의 치열한 논쟁은 러시아와 중국에 대한 인식차에까지 이어진다. 하지만 이들의 치열한 논쟁의 의도가 100년전 역사에 대한 반추를 통해 오늘날 우리가 헤쳐나가야 역사적 과제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서라는 데는 일치한다. 입력시간 : 2005/05/29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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