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한번쯤 이솝의 「토끼와 거북이경주」에 관한 우화를 읽었을 것이다. 실제로도 그럴 수 있을까.역사적으로 볼 때 한국과 일본은 무수한 경쟁을 펼쳐오고 있다. 고대 삼국시대의 세력경쟁에서부터 올림픽메달경쟁, 월드컵축구, 조선산업 수위경쟁 등 한국과 일본은 서로 양보할 수 없는 경쟁상대다.
그러나 산업계 경쟁의 출발점인 기업의 자금조달부터 우리와 일본은 마치 토끼와 거북이처럼 차이가 난다. 우리는 고금리 부담을 기업의 추정손익에 포함시켜야 하는 악조건을 감수한 채 세계유수의 기업들과 힘든 경쟁을 벌이고 있다.
기업들은 첨단시설 구축과 다국적기업들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하고자 대규모 차입을 통해 경쟁에 대비해왔다.
그러나 경기침체 속에 빌려 쓴 돈에 대한 이자부담이 커지면서 연평균 금융부담률을 따라잡지 못하는 수익률로 기업의 경영실적이 크게 나빠지고 있다.
특히 반도체, 자동차, 조선 등 대부분의 산업이 세계시장에서 일본과 경쟁하고 있는 상황에서 저금리 차입을 지속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일본업체와의 경쟁은 「결과가 뻔한 경쟁」이라 할 수 있다.
일본은 저리자금을 통한 수익을 활용, 미국 등 선진국의 국채구입으로 일시적 자금환입에 의한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고 간접투자로 인한 경제적 우위를 확보함으로써 미국 등 해당시장에 자국기업 진출 등에서 보이지 않는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일본의 금융과 기업의 상호지원체제 구축에 대한 우리의 대응전략은 무엇이었으며 앞으로는 어떨지 묻고 싶다.
우리 역시 경제적 구조개혁을 통해 대처해야 한다. 정부는 산업 전반에 걸친 규제철폐로 지원행정체제로 거듭 나야 하며 기업은 자금조달 의존도를 국내금융기관에서 해외로 돌려 경쟁력있는 자금조달을 해야 한다. 금융권 역시 수익다변화를 통해 기업여신에 의한 단순수익구조 개선으로 금융시장 개방에 적극 대응해야 한다. 이같은 개혁도 실질적이고 대대적으로 이뤄지지 않으면 구조적 악순환의 고리에서 쉽게 벗어날 수 없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