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과 ‘미래’. 언뜻 잘 연결이 되지 않는 두 단어지만 현대무용의 조류에서 이들만큼 잘 어울리는 단어도 없다. 최첨단 기술을 차용하며 실험을 거듭하던 현대무용의 조류가 최근 급속히 ‘몸’이란 원류로 돌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온갖 테크놀러지가 난무하는 디지털시대가 될수록 더 깊어지는 아날로그적 회귀의 욕망이 무용을 통해 표현된다.
오는 24일부터 6월6일까지 아르코 극장과 서강대학교 메리홀에서 열리는 2006 국제현대무용제(Modafe. International Modern Dance Festival)에는 '몸을 통해 상상하는 미래의 문명'이라는 주제 아래 이런 현대무용의 흐름을 소개한다. 올해는 국내외 작품 21편을 선보인다.
모다페 2006은 '변하지 않는…'을 개막작으로 선정했다. 2005 서울무용제 대상수상자인 황미숙과 디지털 댄스분야의 실험을 계속해 온 조양숙의 공동작품이다. 문자의 생성, 종이의 발명, 문명과 예술의 발전을 짚어가며 매스커뮤니케이션의 의미를 찾아나간다.
4개의 해외 초청작도 마련됐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영국 ‘캔두코 댄스 컴퍼니’.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만나 작품을 만드는 실험무용단인 캔두코는 ‘할수 있다’라는 뜻을 담은 그룹명에서도 드러나듯 장애라는 인간한계를 예술적 실험으로서 극복해 나간다.
중국 출신으로 서구 무용계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셴 웨이 댄스 아츠’도 눈에 띈다. 2003년 뉴욕 링컨 센터 페스티벌을 통해 데뷔한 이래 전세계 무용계의 찬사를 받고 있는 댄스그룹이다. 중국의 경극과 서양의 현대무용을 접목해 동서양문화의 조화를 몸으로 표현한다. 이번 한국 공연에서는 화제작 '봄의 제전'과 '폴딩(Folding)'을 선보인다.
이밖에 영화, 연극, 무용 등 여러 복합 장르간 조화를 선보이는 벨기에의 ‘피핑 탐’. 위트 있으면서도 춤에 대한 사유가 돋보이는 스위스 출신의 젊은 무용단 ‘꽁빠니 7273’의 공연도 펼쳐진다.
한국, 일본, 미국, 타이완 등의 무용가들이 합심해서 만든 공동작업 작품들도 발표된다. 한국의 남정호, 일본 이시이 카오루는 ‘흉내’를, 한국의 김원, 박영준, 대만의 양밍룽, 미국 얘거 애비게일 4명은 '스탠드포인트(Standpoint)'를 무대에 올린다.
국내 공연으로는 자기 정체성에 대한 성찰을 담은 이경은의 ‘갈증’, 존재에 대한 근원적 의문을 던지는 윤민석의 '넋이야 있고 없고', 현대인의 삶을 비유적으로 그려낸 이숙영의 '레밍 턴' 등이 주목된다. 공연문의 (02) 754-53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