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금융기관들이 유동성 위기에 빠진 미국 투자은행 베어스턴스 자산에 투자한 규모가 4,431억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또 베어스턴스가 우리 시장에서 발행한 외화표시채권(김치본드)의 경우 현재 3,000만달러가량이 국내에서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정부는 이 같은 투자규모가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때보다 적은데다 JP모건이 베어스턴스를 인수했기 때문에 국내 금융회사의 피해는 거의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18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베어스턴스 관련 금융회사의 익스포저 현황을 조사한 결과 증권사 2,111억원, 보험사 1,920억원, 은행 400억원 등 총 4,431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감독 당국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베어스턴스가 발행한 주가연계증권(ELS)에, 보험사들은 채권(1,220억원)과 유동화증권(700억원)에 투자했다. 은행들은 베어스턴스 발행 채권에 300억원, 파생상품에 4억원 등을 투자했다.
또 베어스턴스가 지난 2006년 한국 시장에서 발행한 김치본드 3억달러 가운데 1억달러는 조기 상환됐고 1억7,000만달러는 해외 금융회사에 분산 매각됐다. 나머지 3,000만달러는 국내에 유통되고 있으며 대부분 보험사가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훈 금융위 시장분석과장은 “현시점에서 시가평가액 기준으로 평가했기 때문에 향후 투자규모가 늘어날 여지는 적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세부 금융기관 명단은 공개하지 않았으며 발표 대상에서 빠진 연기금 투자와 관련해서는 별도의 보고를 받은 적이 없다는 것이 감독 당국의 설명이다.
한편 금융감독 당국은 국내 금융기관에 미칠 피해가 거의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서브프라임 투자규모(11억달러)보다 작은데다 JP모건체이스은행이 베어스턴스를 인수해 채권ㆍ채무도 승계했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