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경제교실/생활 속 경제] 인류 역사에 화폐가 등장한 이유는

"교환 편리하게"··· 거래비용 크게 줄여 <br>교환으로 물건가치 높아져 '富증가'··· 국제무역으로 이어져<br>보호무역땐 가치증가 기회 줄어 세계각국 자유무역 추진


우리의 일상생활은 교환의 연속이다. 그래서 세상에는 수많은 종류의 시장이 존재한다. 백화점이나 재래시장에서 물건을 사고파는 행위나 월급을 받고 직장에서 일하는 것도 모두 교환행위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왜 교환을 할까. 남자는 자신을 알아주는 사람을 위해 목숨을 바친다고 했다. 또 여자는 사랑하는 남자를 위해 목숨을 바친다고 했다. 지난 1991~1992년에 방영됐던 ‘여명의 눈동자’에서 윤여옥이 최대치를 목숨을 다해 사랑했듯이. 그렇다면 물건은 어떠할까. 물물교환 경제를 보자. 갑은 축구공을 가지고 있고 을은 배구공을 가지고 있다. 이제 갑과 을이 자발적으로 축구공과 배구공을 서로 바꿨다고 하자. 왜 그랬을까. 대답은 간단하다. 갑은 축구공보다 배구공을 더 좋아하고 을은 배구공보다 축구공을 더 좋아하기 때문이다. 더 좋아한다는 말은 갑은 축구공보다 배구공을 더 가치 있게 여기고 을은 배구공보다 축구공을 더 가치 있게 여긴다는 것이다. 이와 같이 교환은 나에게는 가치가 덜하지만 상대방에게는 가치가 더한 물건을 상대방에게 주고 상대방에게는 가치가 덜하지만 나에게는 가치가 더한 물건을 받는 것이다. 교환은 설득의 과정이다. 즉 “나는 너에게 축구공을 줄 테니 너는 나에게 배구공을 다오”라는 것이다. 갑과 을이 축구공과 배구공을 교환할 때는 명시적이거나 암묵적인 설득의 과정을 거치게 된다. 물건을 사고팔 때 가격을 흥정하는 것도 설득의 과정이다. 물물교환 경제와 달리 화폐가 있는 경제를 화폐경제라고 하는데 화폐는 교환을 더욱 편리하게 한다. 즉 교환에 따른 거래비용이 감소한다. 화폐가 없으면 축구공과 배구공을 맞바꿀 수 있는 사람을 서로 찾아야 하는 등 거래비용이 크게 들어가지만 화폐가 있으면 일단 축구공을 팔아 화폐를 받고 그 화폐로 배구공을 산다면 거래비용이 크게 감소한다. 인류 역사에 화폐가 자연스럽게 등장하게 된 이유다. 교환으로 각자 소지하게 된 물건에 부여하는 가치가 증가하는데 이를 부(富)가 증가한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가치는 주관적인데 부가 가치라면 부도 주관적인가? 그렇다. 부도 주관적인 것이다. 그래서 특정 재화나 서비스가 어떤 사람에게는 높은 가치를 주는 부가 되지만 다른 사람에게는 낮은 가치를 주는 부가 될 수 있다. 이제 개인 간 교환을 국가 간 교환으로 확대하면 국제무역이 된다. 원하는 물건을 자유롭게 수출하고 수입할 수 있으면 자유무역이고 이런저런 이유와 방법으로 수출입을 제한하면 보호무역이 된다. 가진 부존자원이 별로 없는 한국ㆍ일본ㆍ홍콩ㆍ대만ㆍ싱가포르 등이 국부를 쌓을 수 있었던 것은 무역의 이점을 잘 활용했기 때문이다. 물론 어떤 물건이 수출되고 수입되느냐 하는 것은 흔히 말하는 비교우위에 따라 결정되는데 어떤 물건을 한국이 외국보다 더 낮은(높은) 비용으로 생산하면 그 물건을 생산하는 데 있어 한국이 외국에 대해 비교우위(비교열위)에 있다고 한다.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은 상대국이 보호무역을 하더라도 자국이 자유무역을 하면 자국은 더 큰 이익을 본다는 것이다. 보호무역을 하면 가치를 증가시킬 수 있는 기회가 그만큼 제약되지만 자유무역을 하면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세계 각국이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해 관세나 수입할당 등의 제한을 없애고 자유무역을 하려는 이유다. 자유로운 교환을 막는 각종 규제는 사랑하는 사람을 사랑하지 못하게 강제함으로써 행복을 빼앗는 것과 마찬가지로 개인이 누릴 수 있는 물질적 수준을 낮추게 된다. 자유로운 교환이 가능하도록 개인의 선택의 폭을 넓혀줘야 하는 이유다. 그런 점에서MBC드라마 ‘이산’에서 정조가 시전(市廛)의 핍박을 받던 난전(亂廛)의 영업을 제도적으로 허용하고자 했던 것은 사람들의 선택의 폭을 넓혀주려는 것이었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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