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소장파 의원들이 제기한 `60대 용퇴론`을 놓고 29일 중진ㆍ재선 의원들과 소장파 의원들간 감정대립 양상까지 가미되면서 복잡한 갈등구조 양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중진들이 이날 의원총회에서 용퇴론 제기자인 원희룡 의원의 당직사퇴를 요구하는 등 대반격에 나서자 소장파도 다음달 4일 예정된 의원 연찬회를 벼르고 있어 전면전의 길에 들어선 게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있다.
중진 이상배 의원은 “이는 당헌에 따른 공천과 유권자가 하는 것이지 젊은 의원들이 무 자르듯 할 수 있는 게 아니다”면서 “총선이 7개월 반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당의 화합을 이끌어야 할 기획위원장이 그런 발언을 한 것은 사려 깊지 못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원창 의원도 “나이가 됐으니 물러나라며 불명예 퇴진을 요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그게 현실성이라도 있느냐”고 반문했다.
재선의원들로 구성된 `국민우선연대`의 홍준표 의원은 SBS 라디오에 출연, “60세 이상은 사람 취급도 안하고 나가라고 하면 젊은애들끼리 어떻게 나라를 운영하느냐”면서 “물갈이는 해야 하지만, 젊은 사람이 철없이 성급하게 나서 용퇴할 수 있는 사람도 못하게 분위기를 만든 것은 전략ㆍ전술적으로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홍 의원은 “원 의원은 당내 분란을 일으킨 책임을 지고 기획위원장직을 사퇴해야 한다”면서 “주요당직자의 무책임한 작태를 이제 손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원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유권자에선 50대 미만의 젊은층이 60%를 차지하고 있는데, 한나라당은 60대 이상이 50%를 넘는 역삼각형”이라며 “역삼각형에서 40, 50대가 중심이 되고 원로들은 모범이 되고 20,30대가 따라가는 마름모꼴 정당으로 가기 위해선 내년 총선에서 대폭적인 물갈이가 불가피하다”고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남경필 의원도 라디오에 출연, “60세로 잘라 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나 내년 총선승리를 위해 개혁공천이나 인물변화가 필요하다”면서 “원로 선배들의 아름다운 결단을 기대하고 그게 안되면 여러가지 기준과 제도를 통해 공천하는 게 필요하다”고 거들었다.
권오을 의원은 교통방송에 출연, 용퇴론에 대해 “다음 국회에 다시 다 들어올 수 없는 게 현실이라면, 역할이 있는 분은 나이가 많든 적든 정치권에서 활동하고, 역할이 없으면 40대든 60대든 자진 용퇴하는 이른바 `역할 정년제` 개념에서 접근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임동석기자 freud@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