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폐허 된 아이티 체제 개혁 위해 국제사회 중장기적 지원 나서야"

각국, 기금 창설 요청 등 목소리 커져<br>25일 국제원조 정상회의에 '시선집중'


6일 전 발생한 강진으로 폐허가 된 아이티의 체제 개혁을 위해 국제사회가 중장기적인 지원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 같은 시각은 오는 25일 개최될 '국제원조 정상회의'를 앞두고 더욱 확산되고 있어 향후 아이티 재건계획 등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18일(현지시간) 레오넬 페르난데스 도미니카공화국 대통령은 산토도밍고에서 열린 정상회의 준비회담에서 "아이티 재건을 위해 향후 5년간 100억달러 규모의 기금을 창설해야 한다"며 "모든 인도적 원조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중앙권력이 유지될 수 있게 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진 발생 이후 국제회의에 처음으로 참석한 르네 프레발 아이티 대통령도 "지진의 상처를 해결하는 일뿐만 아니라 고용창출·국가재건 등 정치ㆍ경제적 안정이 필요하다"며 국제사회에 중장기적인 지원을 요청했다. 카리브해연합 25개 회원국 외무장관들도 아이티 지원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21~22일 콜롬비아 보고타에서 회동할 예정이라고 콜롬비아 외교소식통이 전했다. 이런 가운데 이번 지진으로 인한 사망자가 20만명을 넘어설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유럽위원회는 아이티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예상보다 배가량 많은 20만명이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며 "25만명이 부상 당했고 150만명이 집을 잃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2004년 인도양을 강타한 쓰나미로 10여개 나라에서 약 23만명이 사망한 것과 맞먹는다. AP통신은 "아직도 90%의 수도 시민들이 길거리에서 노숙하고 있다"며 "시민들은 집도 없고 음식도 없고 할 것이라고는 떠나는 일밖에 없다며 도시를 등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아이티의 석유 가격과 식품 가격은 배 이상 급증했다. 수도를 빠져나가는 버스요금은 아이티 근로자의 3일 일당에 해당하는 7.7달러로 뛰었다. 치안 유지에는 나서고 있지 않은 미군은 이날 수도 북부 지역에 1만4,000명분에 해당하는 식량과 물 1만5,000리터를 공중 낙하하기도 했다. 하지만 무정부 상태를 방불케 했던 아이티의 치안은 조금씩 회복되고 있다는 전언이다. 로이터통신은 "아직도 밤에는 총성이 간간이 들리지만 자취를 감췄던 경찰들이 조금씩 돌아오고 있다"며 "거리에는 다시 음식과 과일·고기 등을 파는 노점상들이 등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국제사회의 원조도 계속되며 사상 최대의 구호자금이 아이티로 모일 것이라는 전망을 낳고 있다. 미국과 유럽연합은 각각 1억달러와 6억400만달러의 긴급 지원계획을 공표했다. 영국은 3,200만달러, 프랑스는 1,440만달러의 지원을 약속했다. 이미 아이티에 구호물자나 지원팀 등을 보낸 나라만 30여개국을 넘어섰다. 이와 관련, 아이티를 식민통치했던 프랑스는 항공모함을 보내 공항ㆍ항구 등을 장악하고 아이티 재건을 주도하고 있는 미국 측에 연일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편 원조의 손길은 각 개인과 기업 단위로도 확산되고 있다. CNN은 지난주 말까지 미국 내에서 모인 민간 기부액이 2억달러를 돌파하며 역대 지원규모 중 최고치를 달성할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 적십자로 1억300만달러, 미국 유니세프로 1,820억달러 등의 민간자금이 모였다. 제너럴일렉트릭(GE)ㆍ마이크로소프트(MS)ㆍ코카콜라 등 주요 22개 기업도 4,300만달러의 지원금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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