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골프 골프일반

한국낭자들 "알프스서 100승 축배"

디펜딩챔피언 신지애 등 에비앙마스터스 우승 사냥

신지애

1988년 3월28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문밸리CC에서는 키 작은 동양 여자선수가 우승 트로피를 들고 있었다. 일본 투어에서 뛰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스탠더드레지스터 대회에 출전 기회를 얻은 구옥희(55)였다. 서울올림픽 개최 준비에 들떠 있던 한국에선 소식이 거의 묻혔지만 일대 사건이었다.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1998년 박세리(34)가 본격 진출할 때까지도 LPGA 투어는 미지의 세계였다. 개척자들의 외로운 첫 발걸음으로 LPGA 정복에 나선 한국여자프로골프는 지금 빛나는 금자탑 하나를 눈앞에 뒀다. 통산 100승 달성에 단 1승을 남겨둔 것. 이번 시즌 들어 좀처럼 우승 소식을 전하지 못했던 코리안 군단은 지난 12일 유소연(21ㆍ한화)이 US여자오픈을 제패하면서 99승째를 쌓았다. 해마다 첫 승만 나오면 봇물 터지듯 우승이 쏟아졌던 터라 100승 고지는 지척에 있다는 느낌이다. 한국 낭자군은 알프스산맥을 위업 달성의 무대로 삼을 태세다. 21일(한국시간)부터 나흘간 프랑스 에비앙-르뱅의 에비앙마스터스GC(파72ㆍ6,344야드)에서 열리는 에비앙 마스터스에서 축배를 준비한다. 2000년부터 LPGA 투어 대회로 편입된 에비앙 마스터스는 US여자오픈과 함께 가장 많은 총상금 325만 달러가 걸려 있어‘제5의 메이저’라 불리는 특급 대회다. 역사에 길이 남을 100승 주인공이 누가 될지 관심을 모은다. 지난해 지긋지긋한 ‘에비앙 저주’를 풀고 첫 승을 따냈던 신지애(23ㆍ미래에셋)가 첫 손에 꼽힌다. 시즌 마수걸이 우승이 절실한 신지애는 개인 통산 10승과 한국선수 100승 동시 달성을 노린다. 2008년과 지난해 이 대회에서 2위를 차지한 최나연(24ㆍSK텔레콤)도 코스에 강하다. LPGA에서 뛰는 김인경(23ㆍ하나금융그룹), 김송희(23ㆍ하이트)를 비롯,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소속 선수들도 힘을 보탠다. US여자오픈 챔피언 유소연을 비롯해 안신애(21ㆍ비씨카드)와 윤슬아(25ㆍ토마토저축은행), 지난해 일본 투어 상금왕 안선주(24) 등은 한국과 비슷한 에비앙마스터스GC의 산악형 코스에 빠르게 적응할 것으로 보인다. US여자오픈에서 커리어(생애) 그랜드슬램 달성에 실패한 세계랭킹 1위 청야니(대만)와 크리스티 커, 폴라 크리머(이상 미국) 등이 경계대상으로 지목된다. J골프는 21일부터 매일 저녁 생중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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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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