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5월 14일] 제 2전성기 구가하는 해외건설

국내 건설사들이 중동에서 발주된 사업 가운데 가장 큰 프로젝트인 쿠웨이트 정유 플랜트 공사를 거의 싹쓸이 수주하는 쾌거를 이뤘다. 쿠웨이트가 발주한 ‘알주르 제4 정유 플랜트’ 공사는 하루 61만6,000배럴의 기름을 생산하는 시설로 총공사비만도 83억달러에 달한다. 이는 지난 1965년 한국 건설업체가 해외로 진출한 이래 최대 규모이며 현대ㆍGSㆍSKㆍ대림산업 등 우리 건설사들은 5개 패키지 가운데 4개 패키지에서 공사를 따냈다. 지금까지 최고 기록은 1990년 동아건설이 리비아 2단계 대수로공사를 따낼 때의 65억달러였다. 특히 이번에는 2006년 말 쿠웨이트 정부 측이 국내 건설업계의 담합 의혹을 이유로 발주방식을 변경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ㆍ프랑스 등 선진국 건설업체 등을 따돌리고 다시 수주함으로써 우리 기업들의 저력을 보여줬다. 최근 국내 건설경기가 부진한 가운데 해외건설이 눈부시게 성장하고 있는 것은 바람직한 현상이 아닐 수 없다. 국내 건설업체들은 이미 1ㆍ4분기에 140억달러의 해외공사를 수주했으나 이번 공사를 추가로 따내 올해 해외건설 수주 목표액인 450억달러를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수주가 갖는 또 다른 의미는 중동지역에서의 지속적인 사업 가능성이다. 중동지역은 석유ㆍ가스 등 부존자원 생산을 위한 인프라 확충에 주력하고 있는 만큼 우리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대응하면 당장 대규모 사업을 수주하는 것은 물론 석유 등 자원이 고갈된 후의 각종 부동산 개발 등에서도 주도권을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1980년대 초 2차 오일쇼크 이후 제2 해외건설 전성기를 맞고 있는 셈이다. 해외 건설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앞으로 개선해야 할 점도 적지 않다. 해외 건설ㆍ플랜트에 턱없이 부족한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것이 급선무이며 국내 업체 간 과당경쟁이나 저가수주 등의 고질적인 문제점도 해결해야 할 것이다. 또한 수주의 질이 많이 개선됐다고는 하나 아직도 일괄수주 방식의 참여가 부족한 편이고 정부보증이나 보험기능 확충 등 자금지원도 더 늘려야 할 것이다. 쿠웨이트 정유 플랜트 공사를 발판으로 오일달러가 넘치는 중동지역의 인프라 건설에 앞으로 우리 기업들이 더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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