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기 전 국회의장이 26일 "(1990년) 3당(민정당ㆍ통일민주당ㆍ신민주공화당) 통합 전 당시 노태우 대통령의 지시를 받은 박철언 보좌관으로부터 평민당과 통합하자는 제의를 받았다"고 밝혔다.
김 전 의장은 이날 미래한국헌법연구회가 주최한 '한국 헌정, 이제는 말할 수 있다' 강연회에서 "경쟁은 하되 여야가 지나치게 적대하는 풍토는 개선해야 한다"며 이 같은 비화를 소개했다.
당시 평민당 원내총무였던 김 전 의장은 "박 보좌관을 만났을 때 그가 '이제 민주 대 반민주 구도에서 벗어나야 한다. 국민통합을 위해 민정당과 평민당이 합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박 보좌관은 대통령에게 보고해야 한다며 통합을 이야기했고 우리가 거절하면 통일민주당과 신민주공화당이 합치는 방향으로 갈 수 있다고 했다"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는 박 보좌관의 제의에 대해 "'지도부끼리 밀실에서 통합하기로 하면 역효과가 클 가능성이 높다'며 거절했다"고 말한 뒤 "김대중 당시 평민당 총재에게 이 내용을 보고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