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진이찬방 이석현 사장 "반찬가게, 소규모창업 블루오션이죠"

포기김치등 완제품 50가지 週3회 본사서 공급<br>즉석식품·가맹점서 직접 조리한 제품 호응 좋아<br>도시락·출장뷔페식 반찬등으로 메뉴도 다양화


“반찬가게는 대규모 식품회사가 할 수 없는 소규모 창업의 블루오션입니다” 지난 12일 문을 연 마포구 대흥동 ‘진(眞)이찬방’. 아파트 앞 상가에 7평 규모의 조그만 반찬가게지만 문을 연지 5일만에 입소문을 타고 저녁시간에는 퇴근하며 들르는 맞벌이 주부들로 붐볐다. 대흥점에서 만난 주부 김소정(35)씨는 “동네 반찬가게보다 종류가 많고 깨끗하다”며 “가격도 4인 가족 기준으로 한끼 1만원 정도면 해결된다”고 말했다. 최근 창업시장의 화두 중 하나는 여성과 가족. 반찬가게는 이러한 창업시장의 트렌드에 적합한 아이템 중 하나다. 특히 우리나라 인구 10분의 1이 혼자 사는 ‘나홀로족’이고 전체 부부의 절반이상이 맞벌이 부부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시스템화된 반찬 프랜차이즈는 소자본 창업의 성공아이템 중 하나다. 하지만 문제는 반찬가게의 식품 안정성과 물류. 짧은 유통기한과 복잡한 식자재 공급은 반찬가게가 좋은 비즈니스 아이템이면서도 쉽게 뛰어들지 못하는 걸림돌이다. 이석현 진이찬방(www.jinifood.co.kr) 사장은 역발상으로 반찬가게를 성공 창업아이템으로 만들었다. 이 사장은 “일반적으로 반찬가게들이 수익성을 고려해 주로 조림류나 젓갈 등 장기 보존이 가능한 음식을 많이 취급했지만 진이찬방은 바로 만들어 바로 먹을 수 있는 즉석식품을 소포장으로 내놓으면서 좋은 반응을 얻은 것 같다”고 말했다. 대기업을 과감히 때려 치고 이 사장이 반찬가게를 차린 것은 지난 2001년. 인천 도원동에서 5평 정도의 소규모 점포로 출발했다. 회사를 그만두고 시작한 일이 반찬가게였던 탓에 집안의 반대도 만만치 않았다. “달랑 냉동 화물차 하나로 사업을 시작하니 주변에서 밥이나 먹고 살겠냐며 걱정이 많았다”며 “나부터도 3년 정도 반찬가게를 운영하고 나서야 자신감이 생겼다”고 이 사장은 말했다. 반찬가게가 비즈니스 아이템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 이 사장은 2005년 요리전문가인 한복선씨의 반찬전문점을 인수, 프랜차이즈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 들었다. 이 사장이 반찬 프랜차이즈를 시작하며 내세운 첫 전략은 식품의 안정성. 동네 반찬가게의 단점이 소비자가 구매하는 시점에는 반찬이 언제 만들어졌는지 알 수 없다는 것에 착안해 가맹점마다 조리사를 두고 전체 반찬의 30% 정도는 직접 만들게 했다. 가맹점의 사업신고도 일반 유통업이 아닌 ‘즉석판매제조가공업’으로 등록했다. 여기에 주방 오픈과 소량 생산도 이 사장의 전략. “수북이 쌓아놓고 파는 반찬은 파는 사람 입장에서는 편할 지 모르지만 사는 사람 입장에서는 언제 만들어졌는지 의심할 수 밖에 없다”며 “진이찬방은 바로 생산해 바로 판매할 수 있도록 주방을 만들고 위생상황을 소비자가 알 수 있도록 오픈한 것이 소비자들에게 통했다”고 이 사장은 말했다. 가맹점에서 판매하는 반찬의 위생상태를 완벽하게 하기 위해 본사의 배송 시스템도 다른 반찬체인점들과 차별화했다. 본사는 일주일에 세번 포기김치나 총각김치, 젓갈, 절임, 조림 같은 완제품 50가지와 본사에서 반조리 후 점포에서 조리하는 반조리 식품 30가지를 제공한다. 또 가맹점에서 만드는 반찬류의 식자재도 본사가 산지의 농가와 직접 계약을 맺고 우리 농산물만을 공급 받아 제공한다. 진이찬방의 또 다른 전략은 한결 같은 맛을 유지하는 것이다. 이 사장은 “반찬은 주부들이 가장 민감하게 생각하는 식품이고 첫 맛이 계속 유지되지 않으면 찾지 않는 만큼 한결같은 맛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진이찬방은 화학조미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 사가는 반찬이라도 가족의 건강을 생각하는 주부의 마음을 담기 위한 것이다. 이 사장은 “바쁜 주부들이 반찬을 사가지만 내가 만든 것과 가장 비슷한 맛을 찾는다”며 “손이 더 가고 원가가 좀 더 들더라도 우리 농산물과 천연조미료 등을 사용해 최대한 주부가 직접 만든 맛과 유사하게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고 말했다. 인터넷 게임 마니아인 이 사장은 인터넷 카페를 가맹점간 교류의 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다음 카페 진이찬방(www.cafe.daum.net/jinibanchan)에는 본사에서 개발한 메뉴의 레시피를 소개하고 가맹점에서 잘 팔리는 메뉴를 소개해 가맹점간 협력을 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이 사장은 진이찬방을 반찬가게에서 한단계 업그레이드해 나가고 있다. 국꺼리와 반찬이 있는 만큼 밥만 있다면 도시락은 물론 출장 부페식 반찬 등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목동점의 경우 학교 소풍 등 행사 때 도시락 주문이 매출의 30% 이상을 차지하기도 한다. 이 사장은 “도시락은 물론 집들이, 야유회 등 다양한 행사에 반찬을 패키지화해 공급할 수 있다”며 “최근에는 물가가 오르면서 오피스가에서 밥만하고 국꺼리와 반찬을 주문해 점심을 해결하는 직장인들의 주문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20개의 가맹점을 확보하고 있는 이 사장은 앞으로100개의 점포만을 더 낼 계획이다. 무한정 점포를 확장하기 보다는 가맹점의 상권을 보호하면서 내실을 다지겠다는 전략에 따른 것이다. 이 사장은 “경기가 나빠지면서 전업으로 하려는 프랜차이즈 가맹점들의 문의가 늘고 있지만 무턱대고 가맹점을 내주지는 않고 있다”며 “소규모 예비창업자는 창업비용이 전 재산인 경우가 많고 자칫 자기와 맞지 않은 아이템 선정은 실패의 원인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진이찬방은 가맹점 개설 희망자를 대상으로 영업과 조리능력 시험을 보고 있으며 교육기간이3~5개월이나 된다. 진이찬방의 창업비용은 26㎡(8평) 기준으로 계약보증금(200만원), 가맹비(400만원), 교육비(400만원), 인테리어ㆍ설비(2,340만원) 등 3,340만원(점포비 제외) 정도 든다. 이 사장은 “반찬전문점 특성상 점포 입지가 도로변 보다는 아파트나 오피스가의 틈새가 좋은 만큼 점포 임대료도 그렇게 부담스럽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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