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 위성DMB의 성공 조건

한영일 기자 <정보산업부>

세계 최초로 휴대폰으로 방송을 즐길 수 있는 위성 이동멀티미디어방송(DMB) 서비스가 오는 5월부터 선을 보인다. 한달에 1만3,000원만 내면 지하철이나 버스 등 어디에서라도 손쉽게 뉴스ㆍ드라마ㆍ스포츠ㆍ연예 등 풍부한 방송 프로그램을 간편하게 시청할 수 있게 된다. 위성 DMB 서비스는 바야흐로 통신과 방송이 융합하는 시대의 개막과 함께 국내외에서 또 하나의 정보기술(IT) 신시장을 개척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하지만 위성 DMB가 성공하려면 풀어야 할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 특히 지상파 재송신 문제는 위성 DMB 서비스가 확대되는 데 결정적인 ‘킬러 콘텐츠’를 확보한다는 점에서 무척 중요하다. 하지만 현재 방송사들이 재송신에 대해 강력히 반발하고 있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휴대폰을 통해 지상파 방송을 볼 수 있을지는 아직도 미지수다. 실제로 방송사들이 위성 DMB에 지상파 재송신을 거부하는 데는 방송사들이 주축이 돼 추진하고 있는 지상파 DMB와의 경쟁관계라는 점과 내부적으로 지역 방송국의 구조조정 문제가 얽혀 있기 때문이다. 즉 지상파 프로그램이 그대로 위성 DMB에 제공될 경우 지역 방송사들의 역할 축소와 직결되면서 생존 자체에 결정적인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지역 방송국 입장에서는 위성 DMB의 확산은 곧 방송국들의 통폐합을 통한 구조조정을 가속화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숨어 있는 셈이다. 실제로 위성 DMB 사업자인 TU미디어의 한 고위관계자는 지난 28일 열린 개국식에서 “DMB 서비스가 활성화될 경우 특히 지역 방송국들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공익성과 함께 하나의 문화로 간주되면서 일종의 ‘보호’ 속에 성장해온 방송. 하지만 이제 방송이 엄청난 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IT와 접목되면서 경쟁을 기본으로 하는 ‘산업’적 측면에 강하게 노출되기 시작했다. 미국이나 영국의 예를 보더라도 이 같은 현상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다. 우리나라에서는 그 첫번째 분수령이 바로 위성 DMB 서비스 분야다. 통신과 방송의 융합은 곧 산업과 문화의 만남이고 경쟁과 보호의 결합이다. 따라서 진정한 위성 DMB의 성공은 단순히 많은 가입자의 확보가 아니라 이 두 가지 요소를 얼마나 잘 조화시키느냐에 달려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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