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Red Day를 만들자

"이번 월드컵경기의 초점은 축구 자체가 아니라 한국민들이었으며 그들은 승리를 거듭할수록 도저히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단결력을 과시하고 자신감에 차 있었다." 미국 뉴욕타임스의 보도는 이번 월드컵의 성과를 그대로 함축한 것이다. 월드컵기간 중 한국민들은 모두 '붉은악마'가 됐다. 자랑스런 '대~한민국'에 대한 애국심과 민족공동체 의식의 발로였으며 나아가 전세계에 대한 열린 마음의 표출이었다. 월드컵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국민적 노력과 국가대표팀의 잇단 승전은 대한민국의 잠재력을 일시에 분출시켰고 내 안에 있는 나를 미처 몰랐던 우리들은 자아발견에 스스로 놀라면서 동시에 자랑스러워했다. 한 경제연구소는 월드컵 젊은이들을 재빨리 R세대로 호칭했지만 어찌 세대간 구분을 지을 수 있겠는가. 어린이와 청소년ㆍ아저씨ㆍ아줌마ㆍ할아버지ㆍ할머니가 한데 어우러진 모습은 다른 어느 나라에서도 연출할 수 없는 대장관이었다. 전국 방방곡곡의 붉은 광장, 붉은 운동장은 열정과 화합의 한마당이었다. 우리는 거기에서 에너지를 얻었고 미래를 보았다. 준결승전 때 붉은악마의 카드섹션 문구 '꿈★은 이루어진다'는 딱 맞아 떨어지는 것이었다. 비록 월드컵 우승의 별은 달지 못했지만 자타가 공인하듯 월드컵의 종합 우승국은 바로 한국이다. 3ㆍ4위전이 열린 지난 6월29일. 난데없이 날아든 서해교전 소식은 뜨거워진 월드컵 열기를 일순간에 식혔다. 우리가 분단국가이며 '적'과 대치하고 있다는 사실을 새삼 일깨워줬다. 하지만 이 땅의 '붉은 국민'들은 뜨거운 가슴과 차가운 머리를 가지고 의연하게 대처했다. 우왕좌왕하는 모습은 결코 없었다. 어김없이 응원에 나선 국민들. 그것은 바로 자신감의 발로였다. 혹자는 이를 불감증으로 보는 이도 있으나 필자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이 땅의 '붉은 국민'들은 이번 월드컵기간 중 성숙된 모습을 유감없이 보여줬다. 굳이 전문가가 분석해주지 않아도 분위기 파악이 되는 국민이다. '북풍'이니 '햇볕'이니 하는 구호가 일방적으로 먹혀드는 시기는 지나도 한참 지났다. 그렇다고 북한의 도발 가능성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서해교전에도 불구하고 금강산 관광이 계속되는 데 대해 논란이 많다. 양측이 교전을 벌여 사상자가 발생한 마당에 아무런 보장장치 없이 뭐琯湧?'적지'에 보내는 것은 말이 안된다. 하지만 경색국면을 오래 끌 수는 없는 노릇이다. '평화통일'은 우리가 반드시 풀어야 할 숙명적 과제이기 때문이다. 그런 관점에서 볼 때 우리가 꾸준히 해야 할 일은 양측의 공감대를 형성하는 일이며 그러기 위해서는 남북경협, 특히 IT협상을 서둘러야 한다. 동서독의 장벽은 TV가 허물었다고들 한다. 앞으로 남북간의 장벽은 유무선 통신이 뚫을 것이 분명하다. IT는 단순히 기능적 측면뿐만 아니라 정신적 측면에 있어서도 결정적인 작용을 한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정보화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이기 때문에 북한당국도 미룰 수 없는 과제다. 북한당국이 나름대로 통제를 하겠지만 결코 쉽지가 않다. 북한의 정보화는 남한의 '의식'을 어느 순간 급속도로 빨리 받아들일 것이다. 이번 월드컵은 IT월드컵으로 불릴 정도로 IT기술의 역할이 컸다. 그만큼 우리의 IT기술이 발달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월드컵에서 일궈낸 우리의 열정과 공동체의식을 북한에 빨리 전파하기 위해서라도 IT협상을 서둘러야 하며 이는 단순히 단기간의 이익이나 퍼주기 차원을 뛰어 넘는 통일전략적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이에 앞서 우리가 할 일은 스스로 의식을 다잡는 것이다. 이를 위해 감히 제안한다. 붉은 옷 입는 날을 정하자. 월드컵을 치른 6월 가운데 하루를 'Red Day'로 정하자. 모든 국민과 해외동포 나아가 북한 주민들도 그날 붉은 옷을 다시 입고 월드컵기간 동안 우리가 보여줬던 공동체의식과 자신감을 되새기도록 하자. 하지만 그날을 놀자 판으로 몰고 가서는 안된다. 의식을 일깨우고 마음을 다잡는 날로 만들어야 한다. 특히 정부가 나서서 재단을 해서는 안된다. 정부는 단지 날을 정하고 마당만 만들어주면 된다. 나머지는 성숙한 국민들이 알아서 할 것이다. 그날은 국운상승일이 될 것이 분명하다. 개방된 민족공동체의식은 세계화 시대에 효과적으로 대처해나갈 수 있는 핵심전략이기 때문이다. 김준수<정보과학부장>기자 document.write(ad_script1); ▲Top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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