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추가 핵실험 '오리무중'

탕특사 발언후 근거없는 추측만 난무<br>北 묵묵부답-中도 공식언급 없어

북한의 추가 핵실험과 6자회담 복귀 가능성을 둘러싸고 국제사회의 혼선이 가중되고 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추가 핵실험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탕자쉬안 국무위원에게 전달한 것으로 지난 20일 알려지면서 북핵 사태의 실마리가 풀릴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진 것은 사실. 그러나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이 “그런 입장을 전달받은 것이 없다”고 일축하면서 분위기는 일순 가라앉았다. 북한이 중국을 통해 던진 메시지의 정확한 진위가 무엇인지는 관측만 난무할 뿐 ‘추가 재료’가 없는 상황이다. 북한은 김 국방위원장의 메시지가 뭔지 일체 언급하지 않고 있다. 유일하게 6자회담 북측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이 21일 방북 취재 중인 미국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또 다른 실험을 할 것이라고 얘기한 적이 없다. 추가 핵실험 얘기는 다른 사람들이 한 것”이라며 모호한 입장을 보여 혼선을 증폭시켰다. 논란 촉발의 당사자인 중국도 공식 입장표명을 하지 않고 있다. 북한의 추가 핵실험 유예를 둘러싼 논란은 미국과 중국이 북핵 문제에 대한 해법을 둘러싼 기본적 입장차이에서 출발한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외교적 해법에 무게중심을 두는 중국은 방북 결과를 ‘진전된 상황’이라고 평가하는 데 비해 당근보다는 채찍에 비중을 두는 미국은 ‘새로울 것이 없다’는 입장을 보인다는 해석이다. 20일 탕 국무위원은 자신의 방북 결과를 라이스 국무장관에게 설명하면서 “헛되지 않았다. 성과가 있었다”고 밝히면서 그의 방북 보따리는 ‘북한의 2차 핵실험 유예 및 6자회담 복귀’로 확대 재생산됐다. 반면 라이스 장관은 탕 국무위원을 만난 뒤 “놀랄 만한 일이 없었다”고 평가 절하했다. 라이스 장관은 또 21일 CNN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측 특사로 방북했던 탕 국무위원이 김 위원장을 만난 뒤 ‘자신의 방문이 헛되지 않았다’고 밝힌 것에 대해 “북한 입장을 일부 이해한다는 뜻에서 중국 나름의 입장을 밝힌 것 같다”고 말해 북ㆍ미간 중재역할을 하고 있는 중국의 난처한 입장을 이해한다는 뜻을 전했다. 라이스 장관은 그러나 “북한의 6자회담 복귀 제안을 받은 게 없다”고 선을 그었다. 앞서 라이스 장관은 러시아로 가는 특별기에서도 “북한이 추가 핵실험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발언을 듣지 못했다”고 밝힌 바 있다. 김 위원장의 메시지가 무엇인지에 대해 견해가 엇갈리고 있으나 대체로 금융 제재를 풀어주면 추가 핵실험을 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6자회담에 복귀할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무조건적인 6자회담 복귀를 요구하고 있는 미국으로서는 이를 수용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이런 미국측 입장을 잘 알고 있는 탕 국무위원은 북한측의 이 같은 조건론을 구체적으로 거론하지 않은 채 “북한이 지금의 상황을 악화시키지 않겠다”는 수준의 입장을 라이스 국무장관에게 전달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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