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리히텐슈타인 작가재단 책임 디렉터 잭 코워트

"한국서 '행복한 눈물'은 악명 높은 거 아닌가요"<br>미술적 가치보다 사회적 이슈 부각에 유감 드러내


“유명한(famous) 게 아니라 악명 높은(notorious) 거겠죠.” 미국 팝아트의 거장 로이 리히텐슈타인(1923~1997)의 작가재단을 이끄는 잭 코워트 책임 디렉터(사진)가 지난 7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에 위치한 재단 사무실에서 “‘행복한 눈물(Happy Tears)’이 한국에서 상당히 유명하다는 사실을 아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작품의 미술사적 가치와 작가 역량으로 주목 받기 보다 사회적 이슈로 부각된 것에 대한 유감의 뜻을 우회적으로 드러낸 것. 리히텐슈타인과 그의 대표작 ‘행복한 눈물’은 김용철 변호사의 폭로 이후 삼성특검 수사와 함께 세간의 이목을 끌었고 졸지에(?) 한국에서 가장 유명한 작품이 됐다. 이어 코워트씨는 “크리스티 경매에서 ‘행복한 눈물’이 한국 딜러(미술품중개상)에게 팔려 삼성이 살 뻔 했다고 들었지만 그 이후는 잘 모른다”고 말했다. 작품 관리와 지속적인 소장처 추적까지 진행하는 재단 입장에서 ‘행복한 눈물’의 묘연한 행방은 특이 사례 중 하나다. 리히텐슈타인 재단은 작가의 유지를 받아 지난 99년에 활동을 시작해 리히텐슈타인의 유화 1,200여 점, 조각 250여 점, 드로잉 3,000여 점, 판화 100점(프린트에디션 300개), 가구 등 생활디자인 제품 등에 대한 아카이브를 구축하고 작품에 대한 이력을 담고 있는 카탈로그 레조네를 제작하는 비영리 기구이다. 작가 생전의 인터뷰 기사, 작품 배경, 작업실 자료, 스케치북 등 관련 연구자료도 확보하고 있으며 외부 요청이 있을 경우 판화를 제외한 작품은 진위 감정과 그 결과를 제공한다. ‘행복한 눈물’은 2002년 11월 경매에서 716만 달러(약 86억원)에 낙찰됐으며 현재 시세는 200억원을 호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리히텐슈타인은 싸구려 만화 이미지를 차용해 시대상을 풍자한 것으로 유명한데 결국 그 자신이 한국의 세태를 꼬집는 화두가 된 셈이다. 덧붙여 코워트씨는 “우연의 일치지만 작가의 아들인 미첼 리히텐슈타인 감독이 현재 촬영해 내년에 개봉할 영화 제목도 ‘행복한 눈물’”이라고 소개했다. 영화는 데미 무어와 파커 포시가 주연한다. 또 한국과의 인연과 관련, “지난 2000년에 한 화장품 회사가 리히텐슈타인의 작품 이미지를 무단으로 복제ㆍ변형해 광고에 사용하는 저작권 침해사례가 있어 법적 소송을 한 바 있다”고 밝혔다. 한편 뉴욕 맨해튼 첼시에서 최고의 화랑으로 꼽히는 가고시안 갤러리에서는 6월28일까지 리히텐슈타인이 그린 여인들의 그림만을 모은 ‘걸즈(Girls)’라는 제목의 전시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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