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독도문제에 화났다면 골프용어부터 바로잡자

[서울경제 골프매거진] 불티나게 팔리는 자기계발서를 보면 모두 한결 같은 말을 한다. ‘나쁜 습관을 바른 습관으로 바로 잡자.’ 그래야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바탕을 마련하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으면 잘못된 습관이 점점 굳어지게 된다. 그 대표적인 예가 일본 정치인들의 독도 망언과 행태다. 이제는 그에 그치지 않고 독도를 자기네 땅이라고 우기는 내용을 교과서에 기술하겠다고 한다. 어불성설의 망발이다. 어쨌든 골퍼가 독도문제에 기여할 수 있는 방법은 그리 많지 않다. 하지만 작은 것부터 시작한다면 그리 멀리서 찾지 않아도 된다. 바로 필드에서 사용하는 일본어의 잔재를 몰아내는 것이다. 이것도 우리가 가진 나쁜 습관을 바로잡는 일의 일환이다. 광복절을 앞두고 있기에 더욱 의미가 깊다. 또한 골프의 발상지는 영국이라 골프용어의 본말은 영어다. 그래서 우리가 쓰는 골프용어도 영어를 우리말로 순화하거나 그대로 받아들여와 쓰는 것이 옳다. 언더리▶ 그라운드 언더 리페어(Ground under repair) 또는 수리지 코스가 망가졌을 때 ‘언더리’라고 적힌 표지판을 세워둔 골프장이 있다. 본말은 ‘그라운드 언더 리페어’로 수리지라는 뜻이다. 일본사람들은 ‘언더 리페어’나 ‘언더리 페어’라고 사용한다. 언더리 페어는 마치 프리마 돈나(prima donna)를 프리 마돈나(pri madonna)로 잘못 읽는 것과 같다. 간혹 질 나쁜 일본 골프용어 사전을 보면 “언더리 페어 또는 언더리라고 한다”는 설명이 나온다. 잘못된 용어를 용인하는 어이없는 일이다. 그라운드 언더 리페어를 줄이려면 ‘G.U.R’이라고 해야 한다. OB▶ 아웃 오브 바운즈(Out of bounds) OB의 정식 명칭은 ‘아웃 오브 바운즈’다. OB도 일본 사람들이 만든 용어다. 우리말로 고치면 ‘플레이 금지구역’이 바른말이다. 가라후리▶ 연습스윙과 헛스윙 공을 치기 전에 하는 연습스윙은 영어로 프렉티스 스윙(practice swing)이다. 이것을 ‘가라후리’ 라고 부르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가라후리의 뜻은 헛스윙이다. 영어로는 헛스윙을 에어샷(air shot)이라고 하는데 이것은 스트로크를 한 것으로 간주하기 때문에 1타를 더해야 한다. 연습스윙이라는 일본말은 ‘수부리’다. OK▶ 컨시드(Concede) 매치플레이 때 상대방이 컨시드를 하면 홀아웃할 수 있다. 이것을 일본에서는 ‘OK’라고 말하는데 우리나라도 똑같이 OK라 한다. 승낙을 요청할 때 영어는 ‘Give me’라고 한다. 칸트리구락부▶ 컨트리클럽(Cuntry club) 일본어의 잔재로 남아 있는 대표적이 말이 ‘구락부’다. 이제는 클럽으로 순화됐지만 오랜 역사를 보여주기 위해 칸트리구락부라고 사용하는 곳도 있다. 일본어에는 ‘ㄹ’받침이 없어 클럽을 ‘쿠라부’라고 읽는다. 이를 음역해 우리는 구락부(俱樂部)라고 사용했다. 쪼로▶ 토핑(Topping) 필드 위에서 간혹 이런 말이 들린다. “아, 쪼로났네.” ‘쪼로’는 공이 데굴데굴 굴러가는 모습을 표현한 일본어의 형용사다. 영어로는 토핑이다. 그런데 골퍼들은 아무렇지 않게 ‘쪼로’났다고 말한다. 쇼트홀, 미들홀, 롱홀▶ 파3 홀, 파4 홀, 파5 홀 홀을 부를 때도 문제가 있다. 파3 홀을 ‘쇼트홀’, 파4를 ‘미들홀’, 파5는 ‘롱홀’이라 부른다. 그러나 앞말이 바른 말이다. 그럼 왜 이런 말이 생겨났을까? 세인트앤드류스 올드코스의 아웃 코스에 붙어 있는 파3 홀의 이름이 쇼트홀이고 인 코스에 있는 14번홀의 별칭이 롱홀이라서다. 그걸 본 일본사람들이 상용구처럼 만들었다. 미들홀은 일본인들이 파4 홀을 칭하기 위해 만들어 붙인 말이다. 빠따▶ 퍼터(Putter) 잘못된 말인지 알면서도 고치기 힘든 것 중 하나가 빠따다. 메다마▶ 프라이드 에그(Fried egg) 하늘 높이 올라갔다가 벙커에 빠졌을 때 낙하의 충격으로 모래에 박힌 볼을 프라이드 에그라 한다. 그런데 우리는 일본에서 들여온 잘못된 용어인 메다마를 쓴다. 핸디와 싱글▶ 핸디캡(Handicap)과 로 핸디캐퍼(Low handicapper) 골퍼들이 흔히 “너 핸디가 얼마냐?”라고 묻는다. 또 골프를 잘하는 사람들에게 성을 붙여 ‘김 싱글’, ‘이 싱글’이라 부른다. 핸디는 외국어를 줄여 쓰는 경향이 있는 일본에서 넘어온 말이다. 바른말은 핸디캡이다. 또한 원래 싱글이라고 하는 말의 정확한 영어표현은 싱글 피겨드 핸디캡 플레이어(single figured handicap player)다. 미국식으로는 로 핸디캐퍼나 스크래치 플레이어가 맞다. 비거리▶ 샷거리 비거리가 일본어의 잔재는 아니지만 우리가 잘못 사용하고 있는 말 중 하나다. 흔히 우리는 날아간 거리인 캐리와 굴러가는 거리인 롤을 합쳐서 비거리라고 쓰지만 비거리의 본 뜻은 캐리만을 의미한다. 이는 샷거리나 타구거리 등으로 정확하게 표기하거나 말하는 것이 옳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