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유럽 통화단일화 다시 정상궤도에/불 안정화협약 서명 대신

◎독은 고용·경제성장 보장/양국,EU절충안에 합의프랑스의 좌파정부 등장이후 안개속에 휩싸였던 「유로(유럽단일통화)」라는 사공많은 열차가 다시 정상궤도에 들어설 전망이다. 유로 열차의 최대 난관은 회원국의 재정적자를 국내총생산(GDP) 3%이내로 정한 「안정화협약」의 시행을 둘러싼 갈등이었다. 프랑스 신내각은 지난 9일 이 안정화협약의 연기를 시사, 파문을 일으켰다. 그러나 며칠새 숨가쁘게 이어져온 각국 수뇌간의 접촉을 통해 「정치적 절충안」이 제시되면서 마침내 돌파구가 열렸다. EU(유럽연합)위원회가 마련한 절충안은 프랑스가 유로 출범에 필요한 안정화협약에 서명하는 대신 독일측은 고용 및 경제 성장을 보장하라는 프랑스의 요구사항을 협약안에 명기한다는 것. 그동안 최대 장애물이었던 프랑스와 독일의 신경전에서 일단 독일이 한걸음 물러난 셈이다. 이와관련 독일의 클라우스 킨켈 외무장관은 11일 의회연설을 통해 『독일정부는 프랑스의 요구대로 고용관련조항을 마스트리히트조약에 포함시킬 태세를 갖추었다』고 말했다.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도 유럽연합 정상회담에서 안정화협약이 합의되길 원한다고 밝혀 일단 오는 16일 열리는 암스테르담 정상회담에서 안정화협약의 최종승인과 함께 별도의 결의안형태로 고용과 경제안정을 보장하는 내용이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처럼 합의했다고 해도 구체적으로 실현되기까지는 수개월의 기간이 걸리는데다 내분을 겪고있는 독일연립정권의 입장 조율도 남아있어 아직 낙관할 수만은 없는 형편이다. 독일연립정부에 참여하고 있는 각 정당들은 11일 비공개회의를 갖고 해결책을 모색했지만 아무런 합의사항도 내놓지 못했다. 심지어 독일의 모르겐포스트지는 독일정부가 유로 출범을 1년정도 연기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11일 보도했다. 결국 단일통화 성패의 관건은 통합일정을 예정대로 밀고 나가겠다는 독일의 기존 입장을 약화시키지 않는 범위에서 프랑스측의 요구사항이 어느 정도 수용될 수 있는가에 달려있다고 볼 수 있다. 이를위해 시라크 대통령은 13일 콜총리와 만나 서로의 입장을 확인하고 15일에는 EU 재무장관들이 모여 정상회담에 앞서 최종적인 문안 작성과정을 거치게 된다. 자존심으로 똘똘 뭉친 유럽 15개국의 사공들이 16일 암스테르담에서 만나 유로화로 사용될 동전의 디자인에 합의하기까지는 결코 앞길이 순탄치만은 않다.<정상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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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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