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충북 단양군 도담삼봉, 옛 선비 풍류소리 들리는듯…

늠름한 장군봉 가운데 두고 처봉·첩봉이 시샘하듯 나란히<BR>그림같은 최고의 경치 자랑…무지개 형상 ‘석문’도 손짓


충북 단양군 도담삼봉, 옛 선비 풍류소리 들리는듯… 늠름한 장군봉 가운데 두고 처봉·첩봉이 시샘하듯 나란히그림같은 최고의 경치 자랑…무지개 형상 ‘석문’도 손짓 글ㆍ사진 홍병문기자 hbm@sed.co.kr 관련기사 • 사인암…옥순봉…기암절벽이 아른아른 • [여행 메모] 충북 단양군 도담삼봉 강원도 정선과 영월의 깊은 산골짝을 굽이굽이 돌며 거친 물 흐름을 만들어 낸 남한강은 충북 단양군 도담리에서 잠시 한숨을 돌리며 한폭의 그림 같은 절경을 토해낸다. 신선이 살기 좋은 고장이라 불리는 단양에서도 최고의 경치로 꼽히는 도담삼봉(嶋潭三峰)이다. 한강의 발원지인 금대봉의 검룡소에서 거침없이 흘러 온 물길은 충주와 경기도 이천의 너른 벌판으로 내닫기 전 단양에서 세 개의 봉우리를 만난다. 석회암으로 이뤄진 단양 토양의 오묘한 조화로 솟아오른 봉우리는 남한강의 유유한 물줄기 위에 떠있지 않았다면 결코 한반도 최고의 비경 가운데 하나로 자리 매김하지 못했을 것이다. 세 봉우리 가운데 가장 높이 솟아 있는 것은 모습이 늠름한 장군의 기개를 닮았다고 장군봉이라 한다. 장군봉 북쪽의 봉우리는 장군의 부인인 처봉, 가장 작은 남쪽 봉우리는 첩봉이라고 불린다. 장군봉에는 첩봉이 있는 방향으로 ‘삼도정’이란 정자가 한 채 봉우리 중턱에 걸터앉았다. 왜가리 백로가 봉우리 위를 오가는 도담삼봉은 말 그대로 한 폭의 동양화를 연상케 한다. 예로부터 도담삼봉은 선비들이 시와 그림의 소재로 즐겨 찾은 곳. 퇴계 이황은 단양군수로 있던 시절 도담삼봉과 삼도정의 경치에 푹 빠져 시를 남겼다. ‘산은 단풍잎 붉고 물은 옥같이 맑은데, 석양의 도담삼봉엔 저녁놀 드리웠네. 신선의 뗏목을 취벽에 기대고 잘 적에, 별빛 달빛아래 금빛파도 너울지더라.’ 시를 읽고 나면 나룻배를 한 척 얻어 타고 삼도정에 올라 풍류를 노래하고 싶어진다. 빼어난 경치 덕에 도담삼봉은 재미난 설화도 많다. 그 가운데 자주 회자되는 것이 정도전의 일화다. 도담삼봉은 원래 강원도 정선군에 자리한 아름다운 삼봉산이 홍수로 인해 단양 도담리에까지 떠 내려와 도담삼봉이 되었다 한다. 정선군은 단양군으로부터 세금을 걷어갔는데 조선 초에 어린 정도전이 “우리가 삼봉을 정선에서 떠 내려 오라 한 것도 아니요, 오히려 물길을 막아 피해를 보고 있어 아무 소용이 없는 봉우리에 세금을 낼 이유가 없으니 필요하면 도로 가져가라”고 한 뒤부터 세금을 내지 않게 됐다고 한다. 우스개 소리에 가까운 이 설화는 아마도 조선 개국공신인 정도전의 호가 삼봉(三峰)인 것과 관련 깊어 보인다. 정도전은 단양 매포읍 출신으로 젊은 시절 도담삼봉을 자주 찾았고 호를 삼봉이라 할 만큼 이곳을 아꼈다고 전해진다. 도담삼봉에 가면 또 한곳 들러볼 곳이 있다. 도담삼봉과 함께 단양팔경 가운데 하나인 무지개 모양의 ‘석문’이다. 도담삼봉 주차장 끝에 새로 세워진 음악분수대 옆으로 200m 높이의 등산길 계단을 올라 육각정을 지나면 도담삼봉이 한눈에 내려 보일 위치에 무지개 형상의 돌문에 다다른다. 수십척 높이의 육중한 석문 아래로 잔잔히 흐르는 남한강 물줄기를 바라보며 숨을 돌리면 이마에 흐르는 땀이 강물 아래 뚝 떨어질 듯하다. 석문 좌측 하단에는 작은 굴이 있는데 옛날에 하늘나라에서 물을 기르러 내려왔다가 비녀를 잃어버린 ‘마고할미’가 비녀를 찾으려고 흙을 손으로 판 것이 99마지기의 논이 되었다고 한다. 마고 할미는 주변경치가 하늘나라보다 더 좋아 이곳에서 평생을 농사지으며 살았는데 논에서 수확한 곡식은 하늘나라 양식으로 썼다고 전한다. 입력시간 : 2005/06/09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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