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리뷰] 폭력써클 극단 치닫는 폭력…파멸하는 아이들 서필웅 기자 peterpig@sed.co.kr 폭력을 다룬 영화는 소재를 대하는 태도에 따라서 확연히 다른 길을 가게 된다. 일정부분 이상 이를 미화하거나 정당화할 경우 액션영화가 되지만, 현실적 시선으로 접근할 경우 전혀 다른 영화가 된다. 피가 난무하지만 ‘저수지의 개들’ 같은 영화를 우리는 ‘액션영화’라 부르지 않는 것이 이런 이유 때문이다. 같은 맥락에서 보면 강도 높은 액션과 폭력장면이 등장하지만 ‘폭력써클’을 액션 영화라 부르기는 어렵다. 물론 극장을 찾는 관객은 애초에 기대했던 젊은 배우들의 ‘붕붕 나는 몸동작’을 맘껏 구경할 수 있다. 하지만 영화는 끝까지 이들의 보여주는 자극적인 폭력을 어떤 감정도 없이 건조하게 묘사하기만 한다. 때문에 ‘폭력써클’이 보여주는 액션은 쾌감보다는 관객에게 불편함을 먼저 준다. 이는 감독이 영화를 통해 건네려는 메시지와 맞닿아 있는 부분이다. “쉽게 시작했던 폭력이 어떻게 극한으로 치닫는지 보여주고 싶었다“는 감독의 말처럼 영화는 폭력으로 파멸해 가는 아이들의 모습을 그린다. 주인공은 축구와 친구를 좋아하는 모범생 상호(정경호). 그는 단짝 친구인 재구(이태성), 창배(이행석) 등과 축구 모임 ‘타이거’를 결성한다. 그러나 중학교시절부터 이어진 얽히고설킨 인연으로 ‘타이거’는 점점 폭력에 말려든다. 게다가 상호가 옆 학교의 ‘짱’ 종석(연제욱)의 전 여자친구 수희(장희진)와 사귀면서 일은 더 커진다. 그때부터 이들의 폭력은 수위를 넘기 시작한다. 복수가 복수를 부르고, 끝내는 죽음을 향해 달려간다. 감독은 직선적 스토리 위에 강하고 자극적인 액션 신을 얹어 놓았다. 액션의 강도는 상상 이상이다. 고등학생이 등장하는 영화라고 가볍게 생각하고 봤다가는 큰 충격을 받을 정도로 영화에 드러난 장면들은 잔인하고 살벌하다. 영화 초반 착하고 순진했던 상호가 자행하는 폭력을 지켜보다 보면 섬뜩하기까지 하다. ‘폭력이란 게 사람을 이렇게 병들게 하는구나’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영화는 새롭게 떠오르는 젊은 배우들을 만날 수 있다. 드라마 ‘미안한다 사랑한다’, 영화 ‘광식이 동생 광태’의 정경호, ‘사랑니’의 이태성, ‘제니 주노’의 김혜성, 드라마 ‘반올림2’의 연제욱 등이 신인답게 에너지 넘치는 연기를 보여준다. 특히 주목해 볼만한 배우는 연제욱. 악역을 연기하는 그의 모습이 소름 끼칠 정도로 강렬하다. 입력시간 : 2006/10/22 17:13